책 읽기 전부터 참 끌리는 제목과 홍보 문구를 가지고 있던 책입니다. "정말이지, 삶이 복잡할수록 고민은 심플해져야한다." 이 말이 마음에 확 와닿아 꽂혔는데, 다 읽고 서평을 하고 있다니 새삼스레 기쁩니다. '고'민에 대한 책이라 '고'슴도치가 그려진 것도 귀엽고 손길이 갑니다. 고슴도치가 뭐가 중요하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읽어본바 이 책은 근래 제가 읽은 인문 도서 중에 제일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너무 학구적이거나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고, 실용적 내용이 딱 표지 고슴도치만큼의 말랑함과 함께 들어있습니다.
본격적인 책 내용은, 우리 현실 곳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고민을 어떻게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먼 미래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바로 지금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해법들이 있어 참 좋았습니다. 이 책은 총 5부로 되어있는데, 1부는 우리가 왜 고민에 쌓여있는지, 2부는 감정이 어떻게 고민을 방해하는지, 3부는 뇌과학과 심리학 측면에서 고민을 제대로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일례로 농번기 추수 전후 농부들의 지능 지수를 측정한 결과 등, 실생활에서 알기 힘든 흥미로운 실험 결과들이 담겨있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1,2,3부가 도입과 이론적 분석이라면, 4,5부는 구체적인 조언이 담겨있습니다. 고민을 잘하는 법, 어찌보면 굉장히 추상적이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실용적인 방법이 담겨있어 놀라웠습니다. 몇 가지는 당장 실천해야겠다 느낄 수 있었고, 몇 가지는 내가 지금껏 잘해왔구나 알게 해주어 여러 모로 도움되었습니다.
고민을 잘 풀기 위한 공식이 실려있는 4부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자아의 고갈을 막아라' 부분입니다. 앞선 내용에서 뇌는 아주 연비가 낮은 비효율적이면서도 예민한 기관이라 하는데, 큰 일을 해야할 때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도록 지치지 않게끔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체크리스트는 1)배고픔 2)통증 3)수면부족 4)촉박한 시간 5)금전적 압박 5가지 였는데, 이들은 모두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위 요소들을 사전 점검하여 해당 되는 상태라면, 그 조건을 먼저 해결한 뒤 고민을 하는 것이 충동적인 선택을 막아주어 좋다합니다.
어찌보면 저런 상황에선 제대로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 당연한 소리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를 확실히 인지하고 짚어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해결하지 못한 문제더라도, 저런 문제가 현재 내 고민에 영향을 미치고 있구나, 인식하고 나면 한번 더 침착하게 숙고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지만 이 외에도 재밌고 도움되는 내용이 많아 좋았습니다. 덧붙여 전문 용어는 영단어가 같이 표기되어 있어 한층 깊은 이해가 되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