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의 유일한 장점
이 책의 장점은 딱 한가지다. 30개의 개념어들을 여러 철학자들의 입장에서 정리해 놨다는 거. 그게 이 책의 단 하나의 유일한 장점이다.
2. 이 책이 최악인 이유.
첫째. 그냥 이 책 저 책에서 발췌하여 옮겨 놓았을 뿐, 고민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즉 개념어가 내포한 시대적 철학적 맥락이나 , 내용의 깔끔한 정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냥 그러모아 놨을 뿐이다. 마치 박물관의 유물들처럼...
둘째. 여러 책에서 발췌만 했지 저자의 깔끔한 정리가 없다보니, 내용 전달이 잘 안된다. 딱 까놓고 말해, 매우 ‘저널리스틱’하다. 철학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신문기자가 쓴 글 같은 느낌이다.
이런 책을 쓸려면, 적어도 철학사는 통달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 개념어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맥락을 짚을 수 있고, 개념어에 대한 사상가들 간의 차이 및 유사성을 짚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그런 수준을 가졌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이 책을 사려는 분이 있다면 정말이지 말리고 싶다. 대신 이정우님이 쓰신 "개념-뿌리들" 과 러셀의 "철학의 문제들 " 을 권하고 싶다. 그 두 책은 '철학 개념잡기'를 시도하는 이들에게 있어 최고의 책이다.
만약 ‘철학용어 사전’을 찾는 분이 계시다면, 엘리자베스 클레망이 쓴 “철학사전”을 추천하고 싶다. 알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고, 번역자의 역주 또한 맛을 더하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