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왈왈와ㄹ아왈왈왈왈
  • 토니와 수잔
  • 오스틴 라이트
  • 12,600원 (10%700)
  • 2016-12-30
  • : 1,790

1. 한 남자가 소설을 써서 25년 전 헤어진 전 아내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라니. 매력적이다. 어딘가 관능적이면서도 그 내용을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2. 애드워드와 수잔은 25년 전에 헤어진 남과 여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작가와 독자의 관계이기도 하고, 마침내 자신만의 소설을 쓴 자와 끝까지 쓰지 않는 자의 관계이기도 하다. 그 복합적인 관계가 소설 속 등장하는 액자소설 '녹터멀 애니멀스'의 해석을 다층적으로 만든다.


3. 액자소설 '녹터멀 애니멀스'는 토니라는 한 남자의 복수극을 다루는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스릴러고, 군데군데 스티븐 킹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서스펜스가 돋보인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 극의 밀도가 얕아지고 굳이 필요 없을 것 같은 감정 묘사가 많아 다소 피로감이 느껴졌다.


4.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막간 챕터다. 애드워드와 수잔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어떻게 만났고 사랑했는지, 왜 그 둘은 결국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애드워드의 복수가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한 힌트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부분 또한 그 막간 챕터들이 아니었나 싶다.


5. 페이스트리 같은 소설이다. 저마다 각자의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소설을 쓰지 않고는 세상을 제대로 응시할 수 없는 애드워드라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의 소설을 읽고서 수잔의 마음에 일어난 어떤 파문이었다.

 

6. 불안과 두려움. 우리가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 때, 사실 대부분은 어떤 확신이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다.


7. 애드워드가 마침내 이룬 복수는 결국 그런 게 아닐까. 지난 25년 동안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하지만 결국 그것들로부터 하나의 소설 아니 하나 삶을 끄집어내 써내고야 말았다는 것. 수잔 너의 25년 전 선택은 비겁했지만 나는 이제 너와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그 짧은 단말마와도 같은 총성을 울리기 위해 그는 기나긴 시간 동안 '녹터멀 애니멀스'를 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8. 따로 복수하고 싶은 여자는 없지만, 지난날의 나 자신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나 또한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자 밀물처럼 달려들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