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란 대강 시간을 때우는 일이 아니다. 여분의 시간에 형태를 부여하는 일이다. 양팔과 다리, 호흡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이루어진 이 단순한 행위가 한강과 러닝크루, 서울의 숨겨진 러닝코스, 지난한 훈련과 닳은 훈련용 러닝화 그리고 파리 마라톤 등을 거쳐 어엿한 하나의 취미로 잡리잡는 과정을 이 책은 충실히 옮겨적는다. 그렇다. 시간에 형태가 생긴다는 것은 곧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취미는 이야기다. 취미는 삶에 이야기를, 의미있는 굴곡을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