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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슬기님의 서재
  •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 박찬국
  • 15,300원 (10%↓850)
  • 2021-06-02
  • : 2,902
사는 것이 고통이라는 전제 하에 이 책을 읽는다.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삶을 들여다보며 한 사람의 세계를 구성하는 배경과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한 사람의 철학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시간과 경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켜켜이 쌓여 형성되는 것이리라.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을 욕망과 결핍에서 비롯되는 고통의 연속으로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욕망하는 동안에는 그것을 얻지 못해 괴롭고, 욕망을 충족하고 나면 이내 권태가 찾아온다. 고통과 권태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인간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어떤 사건이 아니고 그 사건에 관한 생각"이라고 말한다. 삶에서 벌어지는 사건 자체보다 그것을 해석하고 되새기며 미래를 걱정하는 인간의 생각이 자신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뜻일 것이다.

모든 생명 가운데 사유하는 존재라는 것은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지만, 한편으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할 수 있기에 세상을 이해하고 의미를 발견하지만, 바로 그 생각 때문에 지나간 일을 후회하고 오지 않은 시간을 걱정하며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욕망을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원하고, 그 욕망은 또 다른 결핍과 고통을 낳는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욕망의 지배에서 벗어나 의지를 잠시 멈추는 길을 이야기한다. 예술을 감상하며 대상 자체에 몰입하는 심미적 관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연민, 나아가 욕망을 부정하는 삶이 그가 제시한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에 가까운 길이다.
고통과 권태로 점철된 인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그 고통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갈 방법을 고민했던 쇼펜하우어. 그의 대표작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으면 그가 바라본 세계와 인간의 삶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 어떤 사람의 정신적 수준은 얼마나 고독을 감당하고 사랑하느냐에 달려 있다. 197p

쇼펜하우어에게 고독은 단순히 사람들과 떨어져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타인에게 기대지 않고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능력이자, 사유하는 인간이 감당해야 할 조건이기도 했다. 고독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인간으로서 마주하는 고독과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의 철학에 온전히 동의하지 않더라도 삶의 고통과 욕망, 고독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난 후에도 골똘히 생각하게 되는 것. 결국 그 사유의 시간은 오롯이 읽는 이의 몫일 것이다.

💗 10월 서가명강 리뷰어에 선정되어 21세기북스에서 보내주신 책을 감사히 읽고 리뷰합니다.🙇‍♀️🫶
@21c_sg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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