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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dden님의 서재
  • 밥 국 찬, 한식의 탄생
  • 홍대선
  • 18,000원 (10%↓1,000)
  • 2026-09-23
  • : 2,020
외국인이 왜 반찬이 이렇게 많으냐고 물으면 나도 늘 얼버무렸다. 옛날부터 그랬다, 가난해서 그랬다, 그 두 마디 사이를 오갔다. 이 책을 읽고 그 얼버무림이 좀 부끄러워졌다. 몰라서가 아니라, 매일 먹는 상을 한 번도 문법으로 본 적이 없어서였다.

홍대선은 한식을 자랑하지도 않고, 가난의 변명으로 줄이지도 않는다. 산 많고 여름비에 흙이 빠지는 땅에서 사람을 남기려면 밥을 지켜야 했다는 이야기이다. 밥은 밋밋하다. 그래서 국이 옆을 지킨다. 왼쪽 밥, 오른쪽 국. 국은 코스의 첫 접시가 아니라 밥을 목으로 넘기는 짝이다. 찬은 더 바깥이다. 콩이고 나물이며 김치다. 그대로 먹으면 짜고 맵다. 밥과 만나야 간이 맞는다. 반찬이 많은 것은 풍요의 과시가 아니라, 밥 혼자서는 겨울을 못 넘기니 먹을 수 있는 것을 끝까지 모아 둔 목록이다.

의문이 풀린 자리는 온도랑 간이었다. 우리는 펄펄 끓는 찌개를 마시며 시원하다고 하고, 다음 끼니에는 얼음 동동 띄운 냉면과 동치미를 찾는다. 매운 김치로 입을 깨웠다가 싱거운 밥으로 닫는다. 뜨거움과 차가움, 매움과 싱거움이 따로 노는 취향이 아니다. 입안에서 간을 맞추는 버릇이다. 코스처럼 순서를 받아먹는 밥상이 아니라, 상 위에 다 깔아 놓고 먹는 사람이 조립한다. 밥에 국을 부으면 국밥이고, 밥에 찬을 접으면 비빔밥이며, 상 전체를 풀에 싸면 쌈이다. 새 메뉴가 아니라 같은 문법의 파생이다.

고기집에서 마지막에 밥을 찾는 고집도 여기서 닫힌다. 삼겹살을 배불리 먹고도 속이 덜 찬 기분, 된장비빔밥이나 냉면 사리, 남은 찌개에 공기밥이 들어와야 식사가 끝났다는 그 감각. 식탐이 아니다. 밥과 국과 찬으로 돌아가야 한 끼가 완결된다는 오래된 허기이다. 전골을 먹고 국물에 볶음밥이나 죽을 쑤는 것도 같다. 고기는 즐긴 것이고, 식사는 밥이다.

읽고 나니 식탁이 좀 다르게 보인다. 밥심, 밥값, 찬밥 신세가 괜히 무거운 말이 아니었다.

˝ 한국 사람은 여러 맛을 먹지만, 식사의 마침표는 결국 밥이다.:

그 한 줄이 이 책에서 내가 얻은 것이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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