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그루잠
슈왈로어테일 2026/08/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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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잠
- 박보미(덕자전성시대)
- 16,200원 (10%↓
900) - 2026-07-22
: 3,155
이 책 ˝그루잠˝ 은 깨었다가 다시 드는 잠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 현실과 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모호하고 몽롱한 의식의 상태를 상징합니다. 잠에서 깨어났다고 믿었지만 여전히 다른 꿈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온 현실과 기억의 견고함에 균열을 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하드디스크가 잘못 포맷되어 데이터가 엉키고 오류가 난 듯한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힙니다. 주인공 윤설의 일상과 서사는 정교하게 들어맞는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시점이 교차하고 왜곡되며 과연 이 기억이 윤설 본인의 것인지, 아니면 타인의 삶을 부유하며 채집한 무언가인지 의구심을 품게 만듭니다. 1인칭의 친밀하고 주관적인 시점으로 윤설의 내면에 깊이 몰입해 읽어가던 문장들이 어느 순간 2인칭의 시점으로 확장되며 독자 자신을 직면하게 만드는 구조는 헤밍웨이의 문체처럼 간결하면서도 선명한 전달력을 지닙니다. 말로 다 표현되지 않은 행간의 여백 속에 강렬한 인문학적 함축을 담아내어 독자의 인지적 감각을 자극합니다.
작가가 그루잠이라는 제목과 이러한 서사 구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은 불완전한 기억과 상처 속에서도 인간다운 선함을 지켜내는 행위의 가치입니다. 정돈되지 않은 데이터처럼 혼란스러운 삶, 이유 없는 불행과 타인에게 받은 배신의 상처 속에서 우리는 종종 나 자신의 존재와 기억조차 의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저자는 고통스러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서사를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을 통해, 삶이 아무리 엉키고 왜곡될지라도 우리가 타인을 향해 보여준 대가 없는 선의와 진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기억이 오류를 일으킬지언정 마음의 중심에 자리 잡은 선함은 나를 지켜내는 마지막 이정표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무엇보다 스스로의 내면을 다정하게 감싸 안는 자기 연민의 태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완벽한 사람, 상처받지 않는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 억눌러왔던 감정과 눈물의 정당성을 되찾게 되며, 타인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스스로를 원망하던 굴레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또한 내가 지나온 수많은 고통의 조각들이 단순한 오류나 실패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다듬어가는 서사의 일부분임을 인지하게 됩니다. 가벼운 순간의 읽을거리를 넘어 삶의 가장 몽롱하고 시린 계절을 지나는 이들에게 차분한 카타르시스와 함께 끝내 잃지 않아야 할 내면의 빛을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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