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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dden님의 서재
  • 브레이크넥
  • 댄 왕
  • 19,800원 (10%1,100)
  • 2026-02-05
  • : 15,030
기술의 속도가 만드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우리의 생존 전략.

단순히 지표와 차트만으로 세상을 읽어온 투자자들에게 댄 왕의 브레이크넥은 서늘하고 낯설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뼈아픕니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이 설계도라는 아이디어만 가진 기업인가 아니면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내는 손을 가진 기업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저자 댄 왕은 예일대 교수이자 기술 경제 분석가로서 지난 십 년간 중국 현장에서 목격한 실질적인 제조 역량의 결집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핵심은 아이디어 중심의 경제가 가진 허상을 폭로하는 데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고부가가치 서비스업과 금융 그리고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며 제조를 외주화했습니다. 저자는 이를 변호사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가라고 부릅니다. 반면 중국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공정 지식 즉 무언가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숙련된 기술력을 축적해왔습니다. 작가는 기술 패권의 핵심이 반도체 설계도 한 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천 명의 숙련된 엔지니어가 공장에서 0.01밀리미터의 오차를 잡아내는 집단적 노하우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 지점에서 현재의 미중 갈등과 한국의 위치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이 도출하게 됩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로 대표되는 미국의 전략은 자본과 관세라는 힘을 이용해 중국을 배제하려 합니다. 그러나 저자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이율배반적인 시도입니다. 미국은 이미 전력 기기부터 기초 건설 자재까지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낼 물리적 생태계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추진력은 강하지만 그 추진력을 실현할 숙련공과 엔지니어 생태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는 오히려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여기서 한국 제조업의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과거 한국이 중국의 고도성장에 올라타 IMF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제는 미국이 상실한 공정 지식을 대신 제공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하이닉스나 삼성전자 그리고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대우받는 이유는 그들이 미국이 잃어버린 만드는 법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파티의 주인이 요리할 줄 몰라 외부 요리사를 고용한 것과 같습니다. 주인이 요리법을 배우지 못하고 비용 문제로 파티를 중단하거나 요리사를 압박할 때 한국 기업들이 겪을 리스크는 이 책이 주는 중요한 암시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세상을 바라보는 물리적 관점의 회복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킬 것이라 믿었지만 정작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전력을 운반하는 변압기이고 배터리이며 반도체를 찍어내는 장비라는 사실을 댄 왕은 일깨워줍니다. 투자자로서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장부상의 이익뿐만 아니라 그 기업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제조 숙련도와 공정 지식의 깊이를 측정하는 새로운 안목을 얻게 됩니다.

브레이크넥은 목이 부러질 듯한 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우리가 붙잡아야 할 실체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화려한 수사학이나 금융 공학이 아니라 땀 흘려 물건을 개선해 나가는 현장의 힘이 결국 최후의 승자를 결정한다는 말을 생각해봅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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