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깐도리님의 서재
  • 비밀의 공중 호텔
  • 정화영
  • 12,420원 (10%690)
  • 2025-03-10
  • : 145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호텔은 육지로 내려가지 않고 계속 공중에 떠 있기 위해서 전기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고 있어요.핵융합 과정을 통해 충전되는 방식이죠. 예민하신 분들은 전류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데, 불편하시면 호텔에서 제공되는 슬리퍼로 갈아 신으세요. 전류를 차단해 주거든요." (-23-)



그런 나를 캡슐에 넣은 남자는 마술사라도 되는 것처럼 외쳤다.'

"지금부터 장기기억으로 갈 거예요.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이것이 인생을 바꿀 첫번째 기억 여행이라고 생각하세요." (-46-)



큰숨을 모아 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억 속에서 본 마지막 장면이 스크린에 커다랗게 띄워져 있었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호홉이 가빠지고 식은땀도 흘렀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빗장이 삐걱거리며 열리는 것 같았다. (-66-)



'기억이라는 건 좀 이상한 거 같아. 날 울렸다가 금세 다시 웃게 하잖아.'

예지가 했던 말도 떠올랐다. (-102-)



'여기는 아무것도 없어.이제 돌아가야겠어.'

막다른 길에 놓인 것 같았다.반 친구라는 놈들이 똘똘 뭉쳐 나를 패던 날처럼, 엄마가 편지 한 통을 쓰고 사라진 날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생각에 긴 한숨이 나왔다.

'애초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다시 돌아보았다. (-124-)



인간의 뇌는 의시과 무의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너던 상황과 장면에 대해 의식하며 살아가며,때로는 나의 무의식적으로 움츠러들곤 한다. 의식과 무의식이 서로 교차되면서 한사람의 가치관,인생관이 만들어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내 삶에 있어서,선택과 결정,도전과 용기의 근본이기도  하다.행복한 순간, 불행한 순간은 우리 앞에 언제나 나타났다가 소멸된다.



소설 『비밀의 공중 호텔』의 주인공은 차석준이다. 차석준의 아버지는 차은한이며, 석준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고 없었다. 석준에게는 홀연히 떠난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고,그것이 삶의 불행이 되고 있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석준은 하늘 위에 떠 있는 공중호텔에 초청되었고,이 곳에 자신이 왜 초대되었는지 의구심이 들곤 한다.



석준은 기억을 찾고 싶었다. 그 기억 하나가 자신의 행복으로 이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기억을 찾아서, 엄마를 이해하고 싶었다.  이 소설에서, 석준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주인공, 송예자는 쌍둥이 언니의 죽음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아픈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기억은 오롯이 개인적인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을 스스로 말하기 전에, 누군가 알아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던 간에 내 안에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는 그것이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고, 소환하고 싶은 기억이 존재한다. 지우고 싶은 기억은 나에게 불행의 발자취를 얻게 되는 나쁜 기억이며, 소환하고 싶은 기억은 행복과 관련한 기억이다. 석준은 비밀의 공중호텔에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찾고자 하였으며,그것이 자신에게 행복한 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행복한 기억이 단기 기억이 아닌 장기 기억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그 사람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반면 내 앞에 놓여진 상처,아픔,고통,슬픔, 불행에 대해서,장기 기억이 아닌 단기 기억으로 바뀔 수 있다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삶을 얻는다. 인간의 삶은 결국 의식과 무의식, 이해와 몰이해, 장기 기억과 단기 기억에 의존하며 살아간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차석준과 송예지가 보여주고 있는 삶을 읽을 수 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