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바꾸는 상상력
초록가득 2025/04/2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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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지지 않아
- 채은랑 외
- 11,700원 (10%↓
650) - 2023-12-07
: 407
언젠가부터 청소년 소설이 좋다. 어릴 때는 되게 유치하다고 생각해서 어려운 것, 있어 보이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다. 여전히 어떤 부분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일은 현실에서 없어.'라고 단정짓게 되기도 한다. 실은 진짜 마음을 정해버리는 건 아니다. 책 속 아름답고 따뜻하고 뭉클한 관계들은 너무나 바라고 기대하는 일이지만 그러기에는 지금의 팍팍하고 개인적이고 때로는 비인간적이어서 무력한 현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청소년 소설이 좋아진 건 아마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단정짓고 애써 마음을 닫게 하는 것들로부터 어딘가에서 우리는 분명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발견을 할 수 있고 조금은 나은 세계를 상상할 수 있다는 것.
천선란작가의 책은 내가 SF소설을 좋아하게 만들었다. 그 안에서는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것은 이해와 배려를 말하기도 했고 돌봄이 되기도 했고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기도 했다. 김영란작가의 '진리는 상상의 문제다.'라는 말처럼 세계의 이치를 넓혀주었다. '사라지지 않아' 도 마찬가지다. 또한 관계에서 나아가 주제가 다른 짧은 단편을 통해 성찰적인 질문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절대 불행 소녀'에서 한 사람의 불행과 다수의 불행을 저울질하는 것, 다른 사람의 불행을 통해 나의 안위를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또 '마지막 차사와 혼'에서 나는 무엇으로 내가 되는지, 기억이 사라진다면 그때도 여전히 나는 나일 수 있는지를.
한낙원이라는 자그마치 1920년대 아동 과학소설가를 알게 된 것이 무척 감동적이다. 오래오래 이 대회가 이어져서 아이들의 삶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나은 세계를 상상을 할 수 있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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