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초등학교에서는 이 그림책처럼 좋아하는 마음을 괜히 장난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속상하게 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지요. 장난친 건데 뭘 이걸로 화를 내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서,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어요.
가끔 제가 아이들에게 “애기야~”라고 부르면 아이들은 “우리 애기 아니에요. 어린이에요..” 할 때 저도 귀여워서 그렇게 부르는 거야... 라고 할 때가 있어요. 아이들 기분을 더 배려해주고 부르는 호칭을 저도 고쳐보기로 했답니다.
이 책에서 할머니가 손자를 다독일 때 그냥 토닥이는 것이 아니라, “할미가 안아 줘도 될까?”라며 물어보는 장면도 인상 깊었어요. 예전에 보았던 외국 영화 한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속상해하는 손녀가 혼자 그네를 타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옆에 와서 “할아버지가 안아줘도 될까?”라고 물어보신 후에 꼬옥 안아주는 장면에서, 외국은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었어요. 이제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해서도 안되고, 어린이라 하더라도 작은 인격체로 대해주어야 하는 것이 새로웠는데, 한국 그림책에서도 이제 그것이 반영되었다는 것이 새롭고 기뻤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사과를 하는 강민이의 마음을 지수가 받아줄지는 모르겠어요. 그동안 많이 속상했을 테니 지수가 사과를 바로 받아주지 않아도 강민이는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하겠지요.
끝에 극적으로 지수가 환하게 웃으며 사과를 받아주는 장면이 아니어서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강민이의 거듭되는 진심 어린 사과와 기다림까지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