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한스는 사회와 주변어른들의 압박에 못이겨 결국 생을 마감하게 되는 안타까운 청춘이다.
신학교에 입학하기전 한스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되는지 스스로 알지도 모른채 그저 주위 어른들이 해야하니까, 넌 더 나은 삶은 살수 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듣고 시험이 끝난 방학때도 쉬지 못하고 공부를 하다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신학교에서 그는 '헤르만 하일너'라는 자신의 삶이 크게 흔들리게 만드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헤르만 하일너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시를 쓰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주장하는 어떻게 보면 '행동적인' 아이이다. 그를 만나면서 한스는 새롭고 자유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고 하일너와 비슷하게 행동하게 된다.
사실 나는 여기서 어른들이 말하는 '바른 아이'에 멀어져 가는 한스를 보며 안타까워 햇다. "아.. 저런 아이와 어울리면 크게 힘들텐데....." " 그냥 그대로 다녔다면 성공한 삶을 살수 있엇을텐데..."하면서 생각하다가, 순간 아차 싶었다. 나는 지금 22살의 (아직은 학생이지만) 어른인데 나는 '어른의 시선'으로 한스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허탈해졌다. 나름 정당하고 바르게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른들의 세상에 물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는 나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최대한 '한스'와 같은 감수성 여린 사춘기 청소년 그떄로 돌아가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일너가 퇴학당한 후 한스는 이도저도 기대지 못한채 교사들과 교장의 냉대에 위축되기 시작한다. 있으나 마나한 한스는 정신적으로 쇠약해져 건강이 나빠져 결국 신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신학교에서 나와 자연속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한스는 이미 상처난 마음을 치유할수 없엇다. 어릴때 자연속에서 지내던 추억은 순간순간 한스에게 도피처만 제공할뿐 현실로 돌아온 한스는 다친 영혼을 치료할수 없엇다.
그러다 에마를 만나게 되는데, 첫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한스는 적응하지 못한채 이리저리 도망치지만 에마는 떠나게 되고, 자신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걸 알게된 한스는 첫사랑의 아릿한 후유증을 앓게 된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마음으로도 황폐해져가는 한스는 금속기술자 수습공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첫날, 노동의 즐거움과 동료들의 활기참으로 다시 한번 생기를 되찾는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친구와 동료들과의 술자리 이후 강가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그가 자살을 하였는지 발을 헛디뎌 사고사로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여기까지 오게된건 그를 옥죄던 주변 환경이 큰 원인이었다는것은 부정하지 못한다.
주인공 한스가 스러져간 곳은 독일 20세기 초 교육현장을 이야기한다. 사실 이는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별 다른게 없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자아를 제대로 찾지도 못한체 사회의 강요에 의해 정해진 교육을 받고 진로를 정하고 끊임없는 경쟁을 하게 된다. 나도 이 숨막히는 경쟁사회를 살아왔고, 또 죽기 직전까지 살아가야할 대한민국 성년이다.
개인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사회에 부딪히게 되면, 대부분의 어린 소녀소년들은 한스 기벤라트처럼 무너질 것이다. 아님 다른 아이들처럼 현실에 순응해서 살아가거나. 과연 헤르만 하일너 처럼 주위 시선들을 이겨내고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내거 자아를 찾아 진정한 한 인간이 될까?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 이 두작품은 흔히 서로 비교되는 작품이다. [데미안]에선 주인공 에밀 싱크레어는 막스 데미안이라는 선구적인 소년을 만나 자아를 깨고 또다른 자아를 형성해내 더 나은 세계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수레바퀴 아래서]에선 한스는 하일너를 만나서 자아를 깨닫게 되지만 하일너는 떠나게 되고 한스는 그대로 남아 결국 이겨내지 못한채 스러지고 만다. 만약에 한스가 데미안을 만났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만약 이 책을 내가 청소년 기에, 훨씬 더 어렸을때 읽엇다면 한스 기벤라트에 더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을까? 자아를 깨닫기도 못한채 나는 성인이 되어버린것 같아서 나는 그저 한스에 대해 안타까움과 안쓰러움 밖에 못 느끼는 것 같다. 더 어렸을때 읽었더라면 나는 좀 더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을까?
한스의 죽음이 덤덤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씁쓸하게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다른 문학들보다 꽤 얇은 책이다. 한 소년의 사춘기 일대를 담은 이 책은 나에게 잔잔하지만 크게 다가온다. 몇년뒤에 또 한번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어볼 것이다. 그땐 좀더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이 책을 나보다 더 어리고 방황하는 어린 십대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