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ENergy flow 2026/02/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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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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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 2025-05-19
: 5,482
_ AI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AI가 인간의 ‘노동을 소멸’시키고,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는(그러니 하루빨리 사용법을 익히고 적절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최근의 주류적인 담론이 논리적으로 미심쩍고 방향에 있어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굉장히 반가운 책이다. 옥스퍼드인터넷 연구소를 중심 거점으로 15년간 진행된 노동 현장 연구를 기반으로 펴냈다. 원제는 Feeding the Machine, 부제는 The Hidden Human Labour Powering AI다. 한국어판 제목, 부제도 아주 인상적이다.
_ 총체적 레이어layer: AI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강조하는 지식사회에서 최근 강조하는 것은 “AI 지도학”cartography라고 한다. ‘투명한 필름을 여러 겹 쌓아 올려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디지털 디자인의 레이어 개념을 결합하여, AI 사회-산업에 대한 총체적인 형상을 구성해야 비로소 인식의 올바른 사실적 기초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https://cartography-of-generative-ai.net/). 이 책은 그러한 방향성 속에서, 특히 AI 생성, 즉 생산 과정에서의 총체적 양상을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결과물로서의 인공지능(인간의 사고, 학습, 판단 능력을 모방하도록 설계된 기술)이 아니라, 이를 포함하는 추출기계(AI와 플랫폼이 인간의 노동, 데이터, 시간을 수집하고 자산화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적 시스템)의 전반을 포착하는 것이며, 특히 이러한 구조에 ‘전원을 공급’하면서도 가려져 있는 수많은 ‘노동’을 포착하는 것이다.
_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8장 결론을 제외한 7장을 통해 AI 산업에 관여하는 노동의 양상(6장은 자본)을 현장 조사로 제시하고, 그에 연관되는 관련 주제들에 관한 ‘논픽션’ 글들이 실려 있다. 각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데이터 주석 노동, 주석 노동의 규모와 노동 환경(우간다) ② 머신러닝 엔지니어, 알고리즘 및 AI의 지능(영국) ③ 데이터 센터, 인프라 구성과 권력(아이슬란드) ④ 예술가 노동, AI의 증강과 복제(아일랜드) ⑤ 물류 노동, 감시 자본주의와 추출(영국) ⑥ VC 파트너, 실리콘밸리의 ‘자유주의 독재’(미국) ⑦ 컨텐츠 검수 노동, 노동자 투쟁과 연대(나이지리아). 이를 통해 파악한 AI 산업은 ‘인간을 기반’으로 하여 ‘인간의 노동’이 밀착하여 운영되는 ‘추출적 기계’이며, 제국주의적‧패권주의적 ‘자산’을 기반으로(인프라부터 노동의 배치까지) 자본주의‧자유주의적 ‘독재자’(실리콘밸리 중심, 이들은 스스로를 “글로벌 커뮤니티의 지정학적 리더”로 부른다)들에 의해 운영된다. “민주주의가 배제된 기술”이 주도하는 체제라는 것.
_ 책의 사유 방향이 특별한 만큼, 시장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비슷한 결의 책들과는 사뭇 다른 결론을 주장한다. 흥미롭다. 실리콘밸리 비판서들 대부분이 ‘착한 실리콘밸리’에 대한 기대, 정부의 규제 및 개입을 중심으로 논의를 풀어가는 것과 달리, 이 책의 저자들은 “노동자 조직 강화”, “시민사회의 연대”, “시스템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개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제도적 개혁 등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결국에는 세계적 범위에서의 권력 구조의 민주화, 대중의 조직화와 진출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쉽다고 말하는 건, 진실을 외면하는 일일 것이다. … 이미 전 세계 곳곳의 노동자들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이제 그들의 뒤를 따라야 한다. 그것이 이제 우리 모두의 몫이다. … 기계를 멈추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 우리가 자유롭지 않다면, 그 기계는 결코 작동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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