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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5627님의 서재
  • 역사 앞에 선 한국문학
  • 염무웅
  • 25,200원 (10%1,400)
  • 2024-12-27
  • : 1,474
_ 저자의 명성에 걸맞은 묵직하면서 유려한 글들을 모은 평론집이다. 꽤 어려운 내용들을 다루지만, 글이 유려하여 아주 잘 읽힌다. 근현대사, 세계사의 핵심을 압축하면서 이를 한국 현대 문학사와 연결해내는 곳곳의 서술들이 압권이다.
_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장들에 대한 총론들이다. 김지하, 김수영, 신경림, 김남주, 송기숙 등 한국 문학사상 (명과 암을 모두 포함하는) 대작가들의 면모에 대해 역사적으로 검토하고 핵심과 진수를 총평하고 있다. 평론가 본인이 이들과 동시대를 살아 왔고, 이들의 희로애락을 때때로 함께하기도 했기에, 엄정하지만 전반적으로 애정이 넘친다. 잊혀지지 않아야 할 것들에 대해 최대한의 찬사를 보내는 느낌을 받았다.
_ 민족문학의 성립, 시대정신과 함께하는 문학에 대한 묵직한 책임감을 포기하지 않는다. 서문에서는 이 책의 또 한 가지 주제라고도 표현했다. 역사 속에서 성립된 집단적 해방 주체로서의 민족의 의의에 대해 저자는 분명하게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_ 저자는 평론가를 문학과 작가를 역사와 사회 속의 정확한 위치에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면서, 그에 대한 열정과 소명의식을 표현한다. 그와 함께, 평론의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로 작가들이 ‘글로만 돈을 버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짚기도 한다. 추천사식 평론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한 가지 이유라는 것이다(저자의 규정에서 보면, 엄정한 논쟁과 문제제기는 평론의 필수 요소다. 이는 ‘애정’어린 시선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_ 말과 글에 대한 관심도 여러 꼭지의 글에서 표현된다. ‘<임꺽정>의 언어 논란’과 ‘말에서 글에 이르는 길’이 특히 그러한데, 이른바 근현대 한글의 성립 과정이 복잡다단한 투쟁의 과정이었으며, 지금도 그러하다는 점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_ 특히 후반부의 대담에서는 역사와 문학사를 생동감 있게 아우르며 자신의 경험을 서술했다. 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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