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쓰는 후기입니다
《최강 탈것 선발 대회》를 읽고
아이의 호기심이 배경지식이 되는 순간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관심사가 참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자동차, 공사장비, 기차와 같은 탈것에 대한 관심은 남자아이들에게서 유난히 자주 보이게되는 것 같다.
공사현장을 지나가다가 한참 동안 굴착기나 덤프트럭을 바라보고, 집에 돌아와서는 그와 비슷한 미니어처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자연스럽게 탈것의 이름과 역할까지 익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런 관심은 타고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성별에 따라 평균적인 관심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아이가 어떤 세계를 자주 접하고, 주변 어른들이 어떤 관심을 확장시켜 주느냐에 따라 배경지식의 차이가 상당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현장이나 건설업, 자동차 정비와 같은 분야에는 남성 종사자가 많은 편이고, 반대로 보육·교육·서비스·사무직 등에는 여성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일상에서 접하는 어휘와 경험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엄마인 나는 탈것에 대해 잘 모른다. 자동차의 종류나 정확한 명칭은 물론이고, 공사현장의 장비들을 보아도 무엇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기 어렵다. 그렇다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 ‘배경지식을 위해서’ 탈것 책을 잔뜩 사주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엄마가 알고 싶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이미 가지고 있는 호기심을 잘 키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큼직한 판형과 커다란 실사 사진이다. 책을 펼치면 글보다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이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탈것을 찾아 페이지를 넘기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발견하면 그곳에 머물러 이름과 설명을 살펴본다. 나는 처음에는 이것을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일까?’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런 방식도 정보책을 읽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은 마음에 드는 오토바이 한 대를 보고, 내일은 굴착기 한 대를 찾아보고, 어느 날에는 책에서 본 탈것을 실제 거리에서 발견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나씩 쌓인 경험이 결국 아이의 배경지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 책은 탈것을 잘 모르는 나 같은 엄마에게도 좋은 책으로 보인다. 아이에게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세상을 알아가기 위해 펼치는 책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통해 엄마도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