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국내에 완역된 <소피의 세계>를 금방 다 읽었다. 대단한 소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고, 또 세계는 어디서 왔는가?', '나를 나라고 인식하는 의식이 과연 자명하게 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가?' '무엇이 자명한 것이고 어디까지가 불확실한 것인가?' 등등....삶의 근본문제를 철학사에 대한 친절하고도 심오한 안내, 거기에다가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픽션으로 드레싱하여 책을 썼다. 놀라운 책! 이 책을 읽는 며칠 동안이나 정말 오랜만에 진심으로 행복했다. 어렸을 적, 그러니까 한글을 이제 막 읽기 시작할 무렵,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삶의 근본문제에 대해 소설속의 주인공들과 함께 같이 고민했다. 그 경험은 경이로웠다.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나를 되찾은 기쁨!!! 혹시 아직 안 읽어본 이...가 있다면, 강력추천!!! 14세 이상의 청소년 자녀를 둔 얼벗이 있다면, 자녀분에게 권해 보시라. 생텍쥐 베리의 <어린 왕자>처럼,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감동을 줄 책이다. 솔직히 난 <어린 왕자>보다 이 책이 훨씬 좋다. 감수자 김상봉 교수의 말씀처럼, 플라톤이 <대화>를 써서, 철학적 사유를 문학적 아름다움으로 입혔던 것처럼, 이 책도 그에 견줄만 하다는 평(물론 김상봉 교수님은 감히 플라톤에 필적할만하다라고 '과감히'(^^) 말씀하시는 않았다.)이 어울릴 만하다고 생각한다. 철학은 난해한 '지식'이 아니라, 삶에 대한 아름답고도 근본적인 물음의 과정이었고 그 답을 찾는 미완의 과정이었다. What a Wonderful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