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생 남자인데, 밤에 문득 잠이 안와서 잠을 청할 마중물 요량으로 책을 접했는데, 몇시간만에 다 읽고 말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너무 재미있습니다.(다만, 책제목은 다분히 상술이 개입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목 보고 이 책을 구매한 분이라면 후회할 수도 있겠습니다.)
심리학이라는 인문학과 정치경제학이라는 사회과학이 조우하고, 이것이 일상적인 에피소드에 유머러스게하게 드레싱됨으로써 내용과 재미 둘 다 잡은 책인 것 같습니다. 사회구조환원론에 대항한 '문화심리환원론'의 주창에 대해 동감하는 바입니다. 양자의 심층적인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겠죠.
특히, 18,19세기 '계몽주의'라는 시대정신이 20세기의 시대정신에 걸맞지 않아 나치즘 및 전체주의에 굴복하고 말듯이, 근대화 및 산업화의 시대정신인 '근면,성실'은 21세기엔 더 이상 맞는 시대정신이 아니며 이젠 '재미와 행복'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라고 설파한 부분에선 명쾌함을 넘어 통쾌하기까지 했습니다. 현실 사회주의가 쇠멸한 것은 결국 '재미'없는 사회라서 그렇다고 한점도 참 명쾌합니다. 문화심리학자의 냉철한 인식론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침형 인간'이라든가 '해봤어?'(고 정주영 회장의 명언)라는 말은 한물간 산업사회의 맥락에만 통할 수 있는 얘기라는 군요.
한편, 제 친구들이 그렇게 입에 거품을 물며 열광하는 '골프'와 '낚시'라는 취미가 왜 그럴만한지 설명하는 부분도 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저는 그 둘다를 취미를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그런 취미를 가진 친구들 옆에서 골프와 낚시 얘기 들으면 정말 왜 쟤들이 저렇게 열광을 할까 이해를 못했더랬습니다.)
참고로 기억에 남는 말을 메모하자면,
"익숙해서 있는 줄도 모르는 것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 '창조적 사고'다. 그런 의미에서 '창조'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창조란 이제까지 없던 것을 만드는 神의 작업을 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바꾸고 싶은가? 그렇다면 '너를 바꾸라'는 어설픈 성공처세서를 사서 줄치며 읽는 어리석은 일은 이제 그만하자. 대신 내 삶의 재미를 찾아야 한다. 그 재미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나만 안다. 그 맥락을 바꾸고 재미를 찾아,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할때, 내 삶의 맥락이 바뀐다. 내 삶의 게슈탈트가 바뀐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지내는 설날, 추석같은 명절 또한 화살처럼 날아가는 시간을 붙잡아두기 위한 '마디만들기'축제다. 축제를 통해 시간은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축제를 할때마다 시간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된다. 그러니까 축제는, 영원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마치 매번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내 삶의 통제력을 높이는 수준 높은 문화전략인 것이다."
"가장 훌륭한 노후대책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공부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