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지은이 : 돈 후안 마누엘
❙편저 : 서진 ❙펴낸 곳 : 스노우폭스북스 ❙출간연도 : 202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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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출간일 1335년. 13세기 스페인의 왕 알폰소 10세의 조카 돈 후안 마누엘 왕자가 남긴 고전으로 스페인 문학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한다. 이 책은 48편의 선과 악을 가려보는 어른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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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낸 출판사 스노우폭스 북스는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지금. 시대 정신에 참여하며 “출판인이라 ‘출판’으로 말한다.” 며 급하게 이 책을 출간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니 급하게 낸 책이라 오타를 너그럽게 보아달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역시 오타는 존재하였다. 얼마나 다급했기에 출판인이 오타를 우려하면서도 출간을 서둘렀을까?
출간 당시 지금까지도 민주주의를 위해 눈 맞아 가며 은박 담요를 덮고 시위하는 시민들이 있으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읽은 후❱
여러 동화를 읽으며 세상일은 돌고 도는구나. 인간은 참 어리석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인들은 후세를 위해 이런 이야기들을 남겨서 도움을 주려고 하였구나. 가슴 저 깊은 곳부터 뜨거워졌다. 누군가는 이런 동화를 읽으며 어떻게 하면 다른 이의 눈을 속여 자신만의 세력과 부를 유지할지 고민하겠고. 누군가는 이 글을 읽으며 삶의 지혜를 얻어 역경을 딛고 일어나겠지.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꼽자면?❱
31. 서로를 이끌어주던 두 맹인에게 일어난 일
백작 -> 나는 친척이자 친구인 사람이 있는데 그는 나를 신뢰하며 정말로 나를 아낀다는 것을 확신하오. 그가 나에게 어느 한 장소로 가라고 조언해주었는데 나는 그곳에 가기가 조금 두렵소. 그런데 그는 내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며 그가 죽는 한이 있어도 나에게 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오. 당신의 조언을 부탁하네.
파트로니오 => 이와 관련한 두 맹인 이야기를 백작에게 들려준다.
첫 번째 맹인은 그 길이 위험하여 두렵다고 말하였다. 두 번째 맹인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자신이 함께 가서 그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했다. 이후 길을 인도하던 두 번째 맹인은 위험한 길에서 다리가 부러져버렸고 두려워하던 첫 번째 맹인도 결국 크게 다쳤다고 한다.
백작님이 두려울 이유가 있고 그 길이 위험하다면, 친척이나 친구가 지켜줄 거라고 말해도 그 위험의 구렁텅이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223p
✎ 초등학교 2학년 때 계곡에 놀러 갔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 아직도 물이 무섭다. 이런 이야기를 해도 그럴 일은 없고 자신이 옆에서 지켜준다며 다이빙을 배우자고. 물이 뭐가 무섭냐고. 하던 지인이 생각난다. “이보세요. 저는 무섭다고요.” 행여나 물에 빠질 일이 생겨서 지켜준다던 지인 머리끄덩이라도 잡아 늘어져 둘 다 죽을 일이 생기지 않겠소? 나부터 누군가 너무나 두렵고 싫다고 하면 우겨대지 않을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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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문제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첫째,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기고 둘째,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신의 뜻을 기다리거나 일이 저절로 풀리기를 바라서는 안 됩니다. 그런 것은 신을 시험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이성적이고 지혜를 가졌으니 모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을 때는 그것이 신의 뜻임을 받아들이고 그 뜻이 최선임을 믿어야 합니다.- P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