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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냥팔이 소녀의 반격
  • 엠마 캐롤
  • 13,500원 (10%750)
  • 2023-06-15
  • : 434
신간 <성냥팔이 소녀의 반격> 표지 그림이 도발적이고 세련되어서 눈길을 끌었다. 제목에 ‘반격’이 들어가서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작가를 검색해보다가 그림 작가의 이력을 보았다. 전에 읽은 유명한 그림책의 작가라 더욱 책을 읽고 싶어졌다.

표지에 나온 아이의 표정에 저항정신이 가득하다. 도입부를 읽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영국에 사는 빈민층 아이의 가족은 엄마와 남동생이다. 엄마는 성냥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동생은 성냥갑 조립을 하고, 주인공 ‘브리디’는 거리에서 성냥을 판다. 이들의 노동 환경은 처참하다. 충격적인 실상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심해진다.

엄마는 죽도록 일하지만 해고를 당하고, 브리디는 성냥을 파는 구역을 다른 성냥팔이에게 뺏긴다. 설상가상으로 마차 사고를 당해서 성냥을 잃어버리고 맨발로 거리를 헤맨다. 더 잃을 것도 없는 브리디는 남은 성냥개비를 하나씩 켜본다. 놀랍게도 마법이 펼쳐진다. 처음 켠 성냥은 브리디를 좋은 집으로 인도해서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게 해준다. 이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두 번째 성냥을 켜니 성냥 공장의 근무 조건을 바꾸려는 어른 ‘애니’를 만나게 된다. 아이와 어른은 마치 브레인스토밍을 하듯 이야기를 나누다가 파업을 하자고 결론 낸다.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건 파업을 구상한 게 어른이 아닌 어린이라는 거다. 어른인 애니는 사회 운동가지만 직접 이 노동을 한 게 아니다. 브리디는 어린이지만 실상을 잘 알기에 파업을 먼저 떠올린 거다.

파업을 하자는 둘의 대화와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브리디의 엄마를 보면 이 작품을 읽는 어린이들이 파업이라는 게 무엇인지, 왜 하는지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브리디가 성냥으로 불을 켤 때마다 일종의 판타지로 들어가는데 그 장면을 그림책처럼 구성했다. 불이 번지는 듯한 그림이 멋져서 인상적이기도 하고 작은 불씨를 지피면 더 커진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연대를 상징하는 걸로 느껴졌다. 멋진 장치와 상징이다.

뒤에 있는 글쓴이의 말을 읽으니 이 작품이 성냥팔이 소녀를 패러디한 것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상했지만 브리디와 애니는 실제 인물이었다. 당시 성냥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과 성냥팔이 어린이들의 사진도 첨부되어 있는데 안타깝다 못해 참담한 심정이 들었다.

무거운 내용이지만 입말체의 문장이 부담을 덜해준다. 무엇보다 눈을 뗄 수 없는 흥미로운 내용이다. 당시 사회상을 알게 되고 가독성이 아주 좋아서 #초강력추천 한다.

본문에서 마음깊이 밑줄 그은 부분을 옮겨본다.

...가끔은 막막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우리는 겨우내 얼었던 땅에서 하나씩 올라오는 여러 해살이풀처럼 변화가 곧 올 거라 느꼈어.
성냥의 마법 말고도 이 세상에는 다른 마법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모이면 마법처럼 특별하고 감동적인 일이 일어난다는 것 말이야.
p.176

* #다산어린이출판사 에서 책을 제공받아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성냥팔이소녀 #책육아 #다산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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