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 이수태는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32년간 재직한 후 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특히 수사학을 연구하고 강연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구성은 3부로 나뉜다.
1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2부 상처는 세상을 내다보는 창이다
3부 논어와 나
저자는 그저 특별하지 않은 자신의 지난 삶을 하나씩 꺼내며 들려준다. 저자는 작은 일상 생활을 글로 이야기하지만 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예전부터 책의 장르중 에세이를 제일 기피했던 나는 다산측의 제공으로 에세이를 제대로 정독한 결과치고는 아주 많은 걸 생각하게 주었다.
이 책 띠지에 [스스로 선택한 평범하고 소박한 삶에서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길어낸 '한국 최고 수준의 에세이'] 이라고 소개할 만했다.
1부 시작부분에 저자의 이종사촌 형 김윤동이라는 인물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태일 열사를 미워했다는 대목이 나온다.그리고 그 이유도 저자는 나름대로 이해하려 했던 것 같다.동시대에 살았던 사람으로 누군가는 노동투사가 되어 열사로 불리었는데 김윤동이라는 사람이 청계천에서 같은 일을하는 사람들은 전태일열사의 사건후 본인들을 악덕업체로 만들었다고 전태일의 분신사건을 비난을 했다고 한다. 첫장부터 전태일이라는 인물등장이 의아했는데 책을 읽는 걸 멈추었다. 전태일 사건후 누군가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책장을 넘기기 어려웠다.다시 한번 읽어봐도 내가 읽은 그대로의 글인데 왜 그들은그런 비난을 받아야만 했을까?정말 악덕업체라고 비난을 받았을까? 전태일처럼 고된 노동자들이 만든 옷을 팔아 먹고 산다는 이유였을지도 모른다.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리카의 어린 아이들이 노동착취로 딴 커피로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커피를 즐겨 마시는 우리네 일상이 떠올랐다.비유력이 떨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티비에서본 아프리카 어린아이들의 커피콩을 따는 모습였다.그리고 왠지 그 동질감이라는게 내가 마시는 커피와 청계천에서 옷을 파는 상인들이 겹쳤다.그래...그럴수도 있겠다..노동자들의 대변하여 죽은 전태일열사였지만 악덕업체라고 비난 받아야했던 청계천의 상인들...그럼 나는 어떠한가...나의 어떠한 행동으로 누군가를 욕되게 하지는 않는지...나를 돌아보게 했다.
2부에선 상처는 세상을 내다보는 창이다라는 테마로 저자의 일상 생활을 이야기해준다.
저자는 컴퓨터를 고치려 연장을 다루다가 상처를 입는다.p167 그 상처를 다스리면서 나는 마음에 난 상처를 생각해 보았다. 우연한 연상일수도 있고 또 그 순간을 자극한 어떤 마음의 상처 때문일수도 있었을 것이다.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더치고 하는 과정이 몸의 경우와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막연히 인간에게는 얼마간의 상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원론적으로 볼 때 상처는 우리의 마음에 깊은 음영을 드리움으로써 거취와 언행을 성숙하게 해주는 계기다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아무런 상처없이 고이 자란 사람의 시선은 사물의 표면에만 머물기 쉽다.인간사의 다양하고 미묘한 내정은 제가끔의 상처를 통해,더 정확히 말한다면 상처를 다루면서 형성된 경험세계를 통해 비로소 인지되는 것이다.그 점에서 본다면 상처는 내다보는 창이기도 하다.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해 지금 힘든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페이지였다.저자는 육신의 상처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 상처로 인해 더 단단하게 살아갈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이말엔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그런데 내 내면의 깊이와 넓이가 어느정도인지 지금은 그 힘을 받기가 어렵다. 용서해줬던 일들도 나도 모르게 다시 끄집어내어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는 나를 보았다. 아직은 덜 아물어서 그대로 덮어버린 상처여서 지난 일들로 다시 상처를 입고 있을 뿐 p175 마치 아물고 더치고 하며 언젠가는 이르러야 할 내 삶의 일체화를 가리키는 은유처럼. 그상처들은 완전하게 나을것이다.
3부 논어에서는 무지,잘못,악에 대한 예수와 공자의 논리를 유사하다고 저자는 말한다.움....이 부분은 좀더 생각하게 된다.언뜻 이해가 될것처럼 읽혀지다가도 결론에서는 저자의 생각이 도통 어렵게만 느껴졌다.그래도 원초적인 깨달음은 나는 무지한 잘못도 악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신을 끝없이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읽는 동시에 나또한 내자신을 돌이켜보는 순간순간을 보았다.임팩트있는 사건들도 아니었고,자극적이지 않은 그냥 보통의 시간을 보낸 저자의 삶이 이기적인 이시대에 우리가 꼭 한번씩은 읽고 자신을 돌아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일들로 나를 깨닫게 된다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어떤 상처를 입더라도 좀더 단단한 나로 살아갈수 있겠다.
오랫만에 삶에 대해 공부를 하게 해준 이수태작가님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