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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on님의 서재
  • 나가사키의 종
  • 나가이 다카시
  • 12,420원 (10%690)
  • 2021-08-13
  • : 375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펫맨이 투하되었다.

 

이로 인해 일본은 패배를 선언한다.

이 책은 원자폭탄 피해자인 방사선 전문의가 전하는 피폭지 참상 리포트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의사의 시선으로 쓴 책이지만 의학적 기록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다.

환자의 증상을 찍은 사진도, 부검을 하거나 표본도 없으며 의학 논문으로서의 가치는 조금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부상자와 시신은 모두 그의 제자, 동료, 혹은 동네 사람이었으므로 과학자의 자세를 유지할 수 없었으며 과학적 기록도 문학적 르포도 아닌 인간적 수기라고 밝히며 시작한다.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 투하되면서 평소와 같이 농사를 짓고,

수업을 하고, 필기를 하며 밥을 먹던 중 순식간에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만다.

 

남아있는 것은 지옥이었다.

평화로운듯했던 일상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나가사키는 아비규환이 되었다.

죽고, 죽어가고, 곧 죽게 될, 겨우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의 모습은 글자 너머로도 참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전쟁의 끔찍함.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죽어나가고 사람과 짐승과 초목이 너 나 할 것 없이 통째로 불에 타 사라지는 것.

 

그것이 원자폭탄이고 전쟁이었다.

 

끝까지 생존자들을 찾고 환자들을 돌보는 저자와 동료들에 대한 경탄이 나오기도 하였으며

가족과 친구와 동료 등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참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죽인 사람들에 대해서, 사람들을 수탈하고 죽여 얻은 것으로 배를 불린 사람들에 대해서.

 

저자와 그의 동료들이 자신들의 상처와 동료들을 죽음을 겪어 나가면서도

자신의 상처보다 남을 돌보고 어떻게든 다른 사람을 치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 숭고한 사명의식과 인류애는 과연 어디에 국한되었을까.

그들이 가여워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정말 그들은 순수한 피해자이기만 할까.

 

두 발의 원자폭탄으로 일본은 항복을 선언하고 전쟁이 끝났다.

 이기기 위한 전쟁이 패배로 끝났다면 절망하는 사이로 나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원자폭탄이 떨어지지 않고 전쟁이 계속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것들.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의 죄악에 대한 벌로서, 일본 유일의 성지인 우라카미가 희생의 제단에 바쳐질

순결한 희생양으로 선택된 것은 아니냐는 대화에서는 조소가 터지고 말았다.

 

무고한 어린아이와 평범한 소시민, 죽은 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상처조차 잊고 뛰어다니는 의사까지도.

 

그들에게 있어 그들은 무고하고 순결한 희생양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맥락은 알고 있을까? 진주만 공습에 대해서는?

무고한 선량한 자국이 침탈한 나라에 대해서는?

 

그러나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쟁이란 무엇인지.

다른 입장에서 바라본 사건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당연히 원자폭탄도 다시는 그 어디에도 떨어져서는 안 된다.

이후 어디에서도 무고한 사람들이 죽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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