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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턴 에릭슨에게 NLP를 묻다
  • 정귀수
  • 16,020원 (10%890)
  • 2018-12-07
  • : 930

시중에 나온 NLP 책들이 스킬 위주의 제안을 하고 있어서 읽어도 삶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고 실질적으로 삶 자체를 변화시키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책 <밀턴 에릭슨에게 NLP를 묻다>를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밀턴 에릭슨이 상담실에서 했던 상담 기법을 바탕으로 NLP의 모태가 된 원리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밀턴 에릭슨이 말하는 상담 혹은 대화란 모름지기 상대방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고, 그 체험 속에서 삭제되고 왜곡된 사실들을 발견한 후에, 적절한 방식으로 새로운 의미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시중에 나온 NLP 책들이 마치 공식을 외우듯이 분석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이를 삶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밀턴 에릭슨의 상담 기법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기법을 모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핵심 원리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지요. 

 

이 책에 따르면 밀턴 에릭슨의 상담 기법은 상대방의 심층 메시지(마음속 소망)를 확인하고 거기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다음 변화 가능한 새로운 의미를 연결함으로써 실제 삶을 뜨겁게 살 수 있도록 합니다. 상대방의 표면적인 말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 있는 심층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은, 평소 소통에 대한 갈증과 한계를 느끼고 있던 저에게 마음과 마음이 만날 수 있는 진실한 대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굳이 상담실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화법을 에릭슨의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요. 

 

책에 실린 여러 사례들에서 내담자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에릭슨의 통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입양된 손녀의 피부색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연결하는 방식이나 죽은 아이를 잊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에게 했던 제안 등 에릭슨은 피해의식이나 상실감 같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씩 겪을 수 있는 심리적인 장애에 대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상대방의 마음속 소망을 훼손하지 않고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에릭슨이 정신병원에서 일할 때의 사례를 가장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한 환자가 엘리베이터에 숨어 있다가 에릭슨이 엘리베이터에 타자 살해 위협을 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에릭슨은 그 상황에서조차 환자의 의견에 전혀 저항하지 않은 채로 환자의 말을 존중하고 살인을 하기 좋은 장소로 안내함으로써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이 사례에서 밀턴 에릭슨은 살해 위협을 당하는 정체절명의 순간에도 상대방의 의도에 저항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에릭슨의 대화법이 상대방의 세계를 깊이 체험하고 나서 그 대지 위에 서서 내 세계를 상대방에게 체험시킨다는 점에서, 저도 이러한 자세를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사막의 마법사라고 불렸던 밀턴 에릭슨이 내담자들에게 부렸던 마법이 어떻게 실행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마치 마법처럼 신기하게 해결된 일들이지만 그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면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에 따라 왜곡되고 삭제된 사실들을 발견해내고 거기에 새로운 의미를 연결함으로써 다시 힘을 내 현실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제안들입니다.  평소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대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증을 느꼈던 이들에게 친절하게 물가로 안내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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