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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askskwns님의 서재
  •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 한나 렌
  • 14,400원 (10%800)
  • 2020-11-27
  • : 1,996
사랑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주입할 수 있다면 어떨 거 같나요? 이를테면 약물 같은 거로 말이죠. 약물을 투여한 순간 상대에게 온전하고도 지고지순한, 목숨을 바쳐서라도 사랑하고픈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요? 죽이고 싶은 철천지원수라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게 되는 사랑을 하게 된다면요? 음.. 어찌 보면 사랑의 묘약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한나 렌의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에 수록된 6개의 단편 소설 중 <미아하에게 건네는 권총>의 세계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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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위적으로 사람의 감정을 조작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습니다. 왜 그런 영화들 많잖아요. 사람의 감정을 통제하고 조작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가진 영화들 말이에요. 그런 영화들을 보며, 감정 주입에 대한 거부감을 학습했던 거 같습니다. 아마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실 거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이 소설을 보며 ‘사람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주입하는 게 정말 나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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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이지만, 감정을 주입한 이후로 ‘내가 진작에 왜 감정 주입을 안 받았지?’할 정도로 행복하다면 그건 그거대로 괜찮은 거 아닐까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성형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이 부정적으로 바라봤잖아요. 이미 주어진 자신의 외모를 인위적으로 바꾼다는 것에, 왠지 거짓말하는 거 같고 가짜라는 생각 때문에요. 하지만 지금은 성형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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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주입도 단지 마음을 성형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어요. 만들어진 감정은 거짓되고 가짜라는 생각 때문에 거부감이 들지만 마치 성형을 한 것처럼 그 후에 진실되게 행복하다면 그것은 그거로 괜찮지 않을까 하고요. 물론 악용될 가능성이 클 거 같기 때문에 실제로 도입된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겠지만요. 그냥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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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한 유튜브에서 SF의 중요한 특성에 대해 들은 말이 기억이 납니다. SF의 중요한 특성은 윤리적 상상력으로 미래 과학 기술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들에 대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것이라고 해요. 여러분은 인위적으로 감정을 주입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책을 읽으며 SF적으로, 흥미로운 상상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정말 그런 미래가 올 수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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