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사람에 익숙하지 않지?"
그 애의 목소리도 지나치게 가까웠다.
"사람 대하는 거 싫고, 불편하고. 그러니까 파드되가 유난히 어려운 거
"아니야. 그런 거. 나 군무는 괜찮아."
"군무도 못 하겠다고 하면 무용 때려치워야지. 애초에 발레는 혼자 추는 춤이 아니잖아. 그리고 군무는 여럿이 함께 추는 거니까 동작만 정확하게 맞추면 되고, 파드되는 상대의 상황도, 감정도, 생각도 이해하면서춰야 하니까 너한테 더 불편하고 어려운 거야. 상대까지 생각하면서 춤을 출 여유가 너한텐 없어."
신랄한 말이었고, 배려가 없는 표현이었다. 지금 이게 진짜 강유리구나. 내 표정이 험악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눈을 수건으로 동여매고있는데도, 그게 보였는지 강유리가 하하, 웃었다.
"너 다른 사람이랑 얽히는 거 무서워하잖아."
"아니야!"- P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