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ㅁㅁㅁ

"몇 살이에요, 정확히?" 그녀가 물었다.
"서른넷." 그가 대답했다. "그게 문제가 되나?"
그가 그녀 옆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떠는 것을 느낄 수있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럼 됐어. 당신한테 이 얘기를 꺼내고 싶었지만,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어서." 그가 몸을 돌려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고, 그녀는 민달팽이가 되어 그가 소금을 부어대는 바람에 그의 입맞춤으로 흐물흐물 해체되어버리는 기분이었다.- P49
그녀는 스물네 시간 동안 잤다. 그러고는 일어나 식당에 가서 와플을 먹었고 넷플릭스에서 탐정물을 몰아서보았으며 그녀가 뭔가 하지 않아도 그가 사라져버릴 희망적인 가능성, 어떻게든 그가 사라지기를 바랄 수 있는희망적인 가능성을 그려보려 애썼다. 저녁식사를 막 마쳤을 때 그에게서 다시 문자메시지가 왔고 내용은 레드바인스에 관한 악의 없는 농담이었다. 그 어떤 일을 놓고 봐도 너무 지나친 감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살갗에 뭔가스멀스멀 기어가는 듯한 혐오감이 밀려와 바로 메시지를지워버렸다. 그녀는 그에게 적어도 이별 통보 메시지 정도는 보내줘야 한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적절하지않으며 유치하고 잔인한 짓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또한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경우 그가 알아차릴 때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문자메시지가오고 또 올 것이며 아마도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이다.- P49
다음 날이 지날 때까지 그녀는 자신이 자꾸 뭔가를 그리워하며 회색의 몽롱한 기분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그녀가 그리워하는 것이 로버트라는 것을, 실재하는 로버트가 아니라 휴가 기간 동안 주고받은 그 모든 문자메시지의 저편에 있다고 상상했던 그 로버트라는 것을 깨달았다.- P50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