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받아쓰기를 받았다. 많이 틀렸다. 20점이다.
너무 황당했다. 시험지를 보는 엄마의 얼굴이 싸늘해 지더니
이내 화를 내기 시작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나는 간 떨어 지는 줄 알았다. 아무튼 깜짝 놀랐다.
옆에 있는 내가 다 무서울 정도였으니 동생은 오죽 했을까.
엄마는 다시 시험볼 거라면서 공책에 베껴쓰게 했다.
검사하더니 베껴쓴 것이 틀린 모양이다. 이제는 베껴쓰는 것도 못하느냐면서
제대로 할 때까지 계속하라고 했다.
그러기를 몇 번 거듭한 끝에 겨우 백점을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래도 성에 차지 않은 지 다음에 시험 볼 내용까지 했다.
아이쿠, 불쌍한 것.
그런데 저렇게 화가 나셨으니 그 화가 여기까지 번져 별일 아닌데 나까지
혼날까 봐 무서웠다. 좀 잘 좀 하지.
까딱 잘못하다간 죄 없는 나까지 혼나겠다.
그러면 안되지. 암, 안되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