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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 翔
김 현 정
딱히 기대한 건 아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담한 나머니 그만 쪼그라 들고 만다
누군가의 지나가는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뭔가는 있겠지.
잠시 희망을 품었던 나의 어리석음을 안고
아무도 모르게 땅 속으로 꺼지고 싶었다.
일부러 반항부터 하고 보자는 애처럼
한동안 내 마음과 반대로 반대로
한없이 흘려 보냈다.
우연찮게 분갈이 한 화분에서
잡초인지 뭔지 태생을 알 수 없는
식물이 흙을 뚫고 솟아 오르는 것을
목격한 순간.
마음 한 구석이 심하게 꿈틀댄다.
꿈을 향해 비상하는 새처럼.
한껏 부풀어 오르는 기분
이대로 날아갈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