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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하는 인생
  • 생각 버리기 연습 2
  • 코이케 류노스케
  • 10,800원 (10%600)
  • 2012-04-23
  • : 1,080

멘토는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코이케 류노스케의 '생각버리기 연습 2' 서평

 

- 쁘띠뽐므

 

 

제가 자주 가는 온라인 서점 사이트를 흝어보다가 오른쪽 배너 중에 '생각버리기'라는 책 표지가 눈에 띄어 클릭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갖가지 생각으로 한참 마음이 복잡할 때였거든요. 그런데 생각버리기 2의 서평 이벤트가 있길래 당장 신청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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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도착을 했는데, 경비실에 맡기고 가겠다며 전화를 하더군요. 내가 배송비를 지불한 것도 아니고, 길게 말하기 싫어서 그러시라고 했는데, 부탁도 변명도 아닌 통보를 받는 기분이 마뜩찮더군요.

 

배송, 분명 힘든 일이고 대우도 제대로 못 받는 일이라고 알고 있지만, 경비실은 택배 지점이 아닙니다. 받는 사람이 부재중이면 경비실에 맡길 수도 있지만, 상습적으로 확인도 안하고 무조건 맡기기부터 한 다음 나중에 문자 연락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경비 아저씨들도 혹시 잠시 자리 비웠을 때 분실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더군요. 서평단 관리하시는 분들도 택배회사 선택/관리를 잘해주셨으면 좋겠네요. 받자마자 기분이 상하는 책은 아니어야 할 테니까요.

 

아무튼 각설하고, 글 쓰신 분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니 방한도 하셨던 모양이더군요. 34세의 일본 승려로, 아시다시피 일본 불교에서는 결혼도 허락하다보니 승려 집안에서 태어나 대를 이은 분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익숙한 법정스님이나 성철스님과 비슷하다고 접근하기에는, 수준이나 걸어온 인생의 차이가 있으므로 무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경전의 말씀을 인용하는 것으로 각 논제가 시작되기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종교인이라기보다는 불교 경전을 공부하는 일반인의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사유의 깊이나 수준이 일반적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문체도 도움을 주기 위한 보통 사람들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썼다기 보다는 내가 이러이러한 깨달음을 배우고 얻었으니 읽어보시라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읽는 사람의 취향이나 필요에 따라 장단점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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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사진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스님. 많은 책임과 문제들을 안고 해결해가며 인생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

 

아무리 바쁘게 살더라도, 강의에 가지 않고도, 연줄이 없어도, 직접 만나지 않고도 책에서 좋은 멘토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는 책은 무조건 받아들이거나, 무조건 비판하면서 읽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어느 저자도 인간이기에 완벽할 수 없을 뿐더러,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조건이며 성격,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부분들을 잘 정독하여 두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일례로 류노스케 스님은 ‘육체는 고깃덩이일 뿐이다, 집착할 필요가 없다, 머리가 빠지는 것도 늙으면 당연한 일이다’ 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무래도 지나치게 육체의 피상적인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현대인을 향한 메시지이지, 예를 들어 지나치게 본인 몸을 챙기지 않고 과음을 하는 분이나,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신체를 학대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 탈모가 있는데도 병원에 가서 원인-단순 탈모가 아닐 수도 있죠-을 찾아본다든가 함이 없이 그냥 그려러니 해버리는 사람들은 곧이곧대로 ‘그래, 어차피 죽으면 없어질 몸인데’ 하면서 받아들여서는 안될 내용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다같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싶은 부분들을 발췌, 소개하고 짤막하게 의견을 덧붙여 보려고 합니다.

 

p.31

이해타산적이지 않은 우정이나 애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 중략 - 그렇기 때문에 조건부가 아니라도 교제할 수 있는 친구나 연인이 있다면, 그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 중략 - 밥을 사주니까, 이야기를 잘 들어주니까, 싫은 사람에 대해 함께 험담해 주니까 등의 조건을 달고 친구를 사귀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서 욕심과 분노를 환기시키고 번뇌를 증폭시킬 뿐이다.

 

+ 제가 볼 때 이해타산적이라 함은 -정말 앞뒤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서 이유없이 이득을 취하려는 경우는 제외하고- 인간사가 돌아감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꼭 이해타산적이라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이 있구요. 서로 봉사하고 적절한 대가를 지불함으로서 돌아가는 것이 인간사가 아닐까요.

하지만 역시 내가 변해도, 세상이 변해도 ‘나’라는 인간 자체를 알아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소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겠지요. 이것도 흑백으로 나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정부분은 어떤 사람 자체를 조건없이 아끼는 마음이 있을 겁니다. 그 마음이 크고 작음의 차이지요. 나부터가 상대방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평생 서로의 진실한 인간성을 존중하고 또 부족한 부분을 이해하면서 가능한 것이 조건없는 사랑일텐데, 많은 시간과 노력 또 행운이 필요한 만큼, ‘난 왜 그런 사람이 없을까’ 고민부터 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찾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외의 인간관계는 지나치게 바라지 않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관계를 형성해 나감이 좋겠지요.

 

 

p.68

얼핏 보기에 논리적으로 보이는 어법이나, 난해한 언어를 사용해서 ' 이것이 이치에 합당한 의견'이라고 주장하면서, 상대방을 무리하게 설득하려는 사람이 있다. - 중략 - 듣는 사람은 거북해진다. - 중략 - 이는 필요 이상으로 말을 많이 해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 말을 많이 하면서 잘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또 듣는 사람에 따라 좋게 들리기도, 나쁘게 들리기도 하겠지요. 내용이 많든 적든, 나쁜 혹은 이기적인 의도를 가지고 문자 써가며, 상대방이 알아듣지도 못하게 하는 말은 잘하는 말도 아닌데다가, 왠만하면 듣는 사람이 눈치채기 쉽지 않나 합니다. 물론 듣는 사람도 지혜로와야 하겠죠. 세상에는 상대방을 위하는 척 하면서 자신의 기분이나 이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걸 기억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도를 간파할 수 있는 지혜로운 분들이 많아지면, 배우자를 고를 때에도, 자식을 키울 때도, 정치적 투표를 할 때도 많은 좋은 결과가 나오겠지요.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구요.

 

 

p.105

우리 마음에는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찾으려는 습성이 있다. - 중략 -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려고 한 일에 온갖 이유를 대며 그만두고 만다. 이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패배감이나 죄의식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 사람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합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짠돌이처럼 짜디짠 애정을 베푼다면 주변에 남아나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비록 상대방의 몸은 옆에 있더라도, 마음은 저만치 달아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지요. 제가 관찰하기로는 ‘난 너무나 내 배우자에게 잘한다, 이 정도면 잘하는 거지’ 하는 분들치고 정말 잘하는 분들은 없더군요. 사랑하면 할 수록 더 잘해주고 싶고, 내가 해주지 못하는 것이 눈에 띄는데, 과연 그런 생각을 당당하게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단지 자신의 눈을 가리기 위한 연막작전에 불과합니다. 군말없이 깔끔하게 상대방이 부탁하는 일 실천하기! 사랑의 시작입니다.

 

 

p.127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착각은 고독에 대한 내성을 잃게 만든다. - 중략 - 충족되지 않을 때 초조하고 불안해 한다. - 중략 - 각 개인의 하루는 다른 사람의 하루와 서로 독립되어 있고 함께 존재하지 않는다. - 중략 - '실은 세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라고 깨끗하게 정리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세계는 다른 사람의 세계로 존중할 수 있고, 서로 독립된 현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 내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독립적인 인간일 때, 더 잘 살기 위해 하는 결혼이야말로 성공적일 수 있다는 글을 오래 전부터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상대방에게 집착하거나, 상대방 없이 보내는 시간은 도저히 견딜 수 없다거나 하면, 사랑이기보다는 오히려 내 자신이 그만큼 약해서인 건 아닌지, 굳이 저 사람이 아니라도 외로움만 채워진다면 상관없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외로움을 쉽게 잘 타는 성격이라든가, 개인차를 무시하라는 것도, ‘넌 좀 독립적이 되야 해!’ 하며 상대방의 외로움을 방치하고 엉뚱한 사람들과 놀러다니라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시간을 같이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하니까요.

 

 

p.184

출근 도중에 혹은 업무 중에 생각날 때마다 호흡에 의식을 집중시켜보자. - 중략 - 점차 호흡을 쉽게 가다듬을 수 있게 된다.

 

+ 우리가 잊고 사는 부분은 수없이 많겠지만, 이런 말 들어보셨죠? '가끔 하늘을 보자.'. 가끔 깊게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의식적으로 하게 되면 꽤 스트레스가 풀리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알람을 해놓지 않는 이상, 매일 하기는 어렵고 잊어버리기 쉽지요. 아주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쇠라나 모네의 그림을 좋아하는데요, 특히 쇠라의 작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인쇄해서 업무 보는 동안 고개만 들면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놓았습니다. 평화로운 풍경을 보면 저도 모르게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게 되거든요. 그만큼 긴장되어 있고 호흡이 짧았다는 이야기지요. 인쇄하기가 어려우면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스마트 패드 배경화면으로 해놓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배경화면을 규칙적으로 잘 바꾸는 분들도 많지만, 일년 전 배경화면 그대로 사용하고 계신 분, 있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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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쪽 책 날개를 보면 저자의 다른 책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네요.

 

류노스케 스님의 책처럼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도 좋지만, 여기에 더하여 현실에 잘 적응하는 방법,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들도 함께 권하고 싶습니다. 전혀 엉뚱한 추천같지만, 전 빌 브라이슨의 시리즈, 그의 코믹하고 위트있는, 동시에 통찰력있는 세상살이 이야기를 추천하겠습니다. 삶의 꽃이 사랑이라면, 삶의 진귀한 거름은 유머라고 보거든요. 유머는 분노를 몰아내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오죽하면 유태인이 홀로코스트를 견뎌낸 큰 힘 중의 하나가 유머라는 말도 있겠습니까?

 

아울러 오쇼 라즈니쉬의 저서들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불교 경전 강의가 특히 좋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전할 말을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시고, 관련된 일화들도 재미있고, 비판하면서 걸러내야 할 내용도 거의 없는, 옥처럼 잘 다듬어진 내용들이라, 청소년에게도 무리없이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류시화님이 아주 좋은 번역을 제공하셔서 읽기 좋은 책들로 많이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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