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독종] 리뷰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말라니깐?!
- 쁘띠뽐므

소포 왔습니다! ^^
[ 리뷰 목차 ]
1. 첫 대회부터 박지성을 내보낼 수 있니?
2. 할머니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3. 이시형 박사님의 홍천 ‘힐리언스 선 마을’
5. 인상적이었던 대목들
6. 리뷰를 마치며
※시간 절약을 위해 목차를 먼저 보시고 필요한 부분 먼저 발췌해서 보셔도 됩니다.
※스크랩 : 링크만 허용
문득 생각나는 일화가 있네요.
약국에서 일하는 젊은 여자분이 어떤 분보고 ‘할아버지’ 하고 불렀는데 ‘내가 어딜 봐서 할아버지야?’ 하면서 벌컥 성내시더라는 이야기 ㅎㅎ 아마 제 생각에는 할아버지니까 할아버지라고 부르는거지, 하고 생각할 분이 많은실 거 같은데요.. 전 생각이 다릅니다. 제가 볼 때는 친할아버지도, 외할아버지도, 이웃할아버지도 아닌 이상 ‘손님’ 또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게 맞고, 아무리 젊은 사람이라도 고령화 사회와 건강나이 향상으로 그런 호칭이 적절한 연령대가 올라가고 있다는 사회분위기 정도는 어렴풋이라고 알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만큼 젊게 살려고 노력하시고, 실제로도 건강나이가 어린 분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그 젊은 아가씨에게 ‘아줌마’ 라고 불렀으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ㅎㅎ 역지사지가 잘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네요.
1. 첫 대회부터 박지성을 내보낼 수 있니?
저는 가족이나 친척이 아닌 이상 사실 나이 드신 분들을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습니다. 조부모님도 어린시절에 다 돌아가셨고, 이웃 중에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생판 나와는 상관없는 세대요, 어린 시절부터 버스에서 (경로석 딱지 안 붙은) 수백번 자리를 양보해왔지만 고맙다는 말을 들은 건 손에 꼽을 정도라 어찌 보면 눈꼴시게 볼만도 합니다.(젊은 제가 느끼기에도 위에서 에어콘 냉기가 너무 세서 자리 양보 한번 안 했더니 이리저리 불평들 잘 하시던데 왜 고맙다는 말은 못하시는지.. ㅎㅎ)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저보다 나이 많은 세대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것같은 마음에 와닿지 않는 이야기보다는 아주 비근한 예를 들어볼까요.

1954년 당시 우리나라 최초로 스위스 월드컵에 출전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수들
특히 2002년 월드컵 때 그랬고, 그동안의 월드컵을 결산하는 다큐나 프로그램에서는 꼭 월드컵에 최초 출전했던 우리나라 선수들의 사진이 나옵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광복 후 10년도 안되어, 6.25 전쟁 4년 후에 어려운 나라 사정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럽게 세계무대에 나선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생각없는 어린 학생들이나, 철없는 어른들은 2패하고 2차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에 대해 이런 댓글을 답니다. ‘챙피하게 저길 왜 나가? 실력도 안되면서?“ 저는 이런 댓글을 보면 아주 분노를 느낍니다. ㅎㅎ 식민지 시대 후 전쟁으로 갈갈이 찢긴 나라에서 제대로 지원도 못 받으며 겨우겨우 스위스에 도착해서, 그들이 느꼈던 감정과 받았던 대우는 어떤 것이었겠습니까? 그들이 없었다면 그 후에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또 박지성같은 선수가 나왔을까요? 월드컵에 출전이라도 하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국민들이 관심이나 가져줬을까요? 정부는 무슨 지원을 해줬을까요. 저는 그들 중에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그들에 관련된 책을 읽어본 것도 아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울컥하더군요. 저는 구세대에 대해 그런 고마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려운 시절을 꿋꿋이 버텨며 나라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살아왔기에 지금이 있는거라고요.
2. 할머니,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래서 저는 가끔 TV 다큐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노인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나이 많은 게 죄야, 빨리 죽어야지.”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생고생했는데 나이 들어보니 그들은 각자 독립하고, 그들도 벌이에 바빠 자주 오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분들이라면 본인의 연세와 병든 육신을 탓하실 법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건 “늙어서 할 일도 없으면서 뭣하러 돌아다니며 버스와 지하철을 복잡하게 하나?”라는 젊은이의 글입니다. 막말로 “애미애비도 없니?” 라고 묻고 싶어지더라는.. ㅎㅎ (전 노인분들 수십명이 버스 타시는 거야 상관없지만, 한밤의 폭주족이 바이크 타는 소리 들리면 더 욕나오던데 말이죠)
저는 나이가 들었어도, 아픈 곳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정열적으로 살아가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혹시 책으로도 나오지 않았나요? 책이나 전기가 있다면 꼭 읽어보고 싶네요. 처음에 누가 이 영화 제목 이야기 했을 때 저는 인디언 이야기인 줄 알았다는 ㅎㅎ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은 바로 저 전설적인 모터사이클의 이름이랍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에 하나가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이라는 실화에 기반한 영화인데요, 1960년대 뉴질랜드에서 시멘트로 대충 만든 것 같은, 원래 집은 태워먹었는지 없고 차고에서 사시는 것 같은 할아버지 버트 먼로씨가 주변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저축과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우여곡절 끝에 미국 보너빌 고속 자동차 경주에 참가하여, 팔짱끼고 ‘저 노인네가 여기서 뭘하나’ 하는 생각으로 쳐다보는 젊은 경주자들을 모두 보기좋게 패퇘시킵니다. ㅎㅎ
꼭 이런 성과를 내서가 아니라, 나이 들어서도 외모를 단정하게 가꾸시고, 열심히 지역클럽이나 종교단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공통적인 마음가짐,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는 분들에게는 저절로 존경의 마음이 들고 자신을 반성하게 되더란 말이죠. 내가 나이 들면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에 관련 자료나 기사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읽어보곤 합니다. 물론 이런 영화나 다큐도 대환영이구요.
3. 이시형 박사님의 홍천 ‘힐리언스 선 마을’

사진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62&aid=0000002543
언젠가 신문을 뒤적거리다가 이시형 박사님이 힐리언스 선 마을을 운영하신다는 기사를 보고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구나 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집에 이시형 박사님 책들이 있어서 학생시절부터 많이 읽어왔거든요.
홍천 힐리언스 선 마을로 검색을 하면 블로그의 방문기나 관련기사를 볼 수 있으실텐데요, 기본적으로 치유와 휴식을 목표로 하며 건강식과 산책등으로 자연속의 생활을 추구하는 마을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가봐도 좋지만 특히 나이 든 분들이 가보시면 체험해보고 생활방식의 장점을 보고 배워오시면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저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마침 이시형 박사님의 책 리뷰 이벤트가 있어 꼭 당첨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었습니다.
4. 이시형 박사님의 책 ‘행복한 독종’
운 좋게 힐리언스 선 마을 운영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강연활동, 집필로 바쁘신 이시형 박사님의 책을 받게 되었습니다. ^^ 3년전 출간된 ‘에이징파워’의 신 개정판이라고 하네요. 개정판이 나올 정도면 베스트셀러 내지는 스테디셀러가 아니었나 싶네요.

사진 출처 : 쁘띠뽐므
취미란에 ‘독서’라고 적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저처럼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표지라든지 제본상태도 꼼꼼히 살피고, 책 볼 때 흘릴까봐 간식도 안 드시고 차도 안 마시고 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이 책 표지 꽤 마음에 듭니다. 또 띠지를 덧붙인 형식이 아니라 표지디자인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좋구요. 저는 띠지나 겉지 소실도 싫어하기 때문에 띠지가 있으면 셀로판 테이프로 붙여놓는데 그럴 필요가 없네요. ㅎㅎ
요즘은 60대가 노인 대우 받으려고 하면 90대한테 쫑크맞는다고 하던데 ㅎㅎ 30대인 제가 이런 말 하자니 뭣하지만 ^^;; 제목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그럼, 독종으로 살아야지! 나이 먹는 게 죄야?! 남은 시간 더욱 알차게 행복하게 살아야지! 젊을 때 생고생한 보상을 조금이라도 받아야지!”
5. 인상적이었던 대목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평생 현역만이 답이다 - p.53 소제목
젊은이들도 직장을 얻기 어려운데 평생 현역이라.. 정말 꿈같은 이야기인데요. 60세에 해병대 신병으로 입대할 것도 아닌 이상 지원 분야에 따라 가능할 것도 같네요 ^^ 평생 현역.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말입니다.
노화는 선택, 지연하고 예방하라 - p.70 소제목
건강나이가 모두 같지는 않죠. 저는 이 책에 나오는 테스트지 보고 계산해봤는데 제 나이보다 7살 많이 나와서 충격받았습니다. ㅎㅎ 마음의 수양을 더 해야 할 듯 하네요. 그리고 노화방지크림, 노화예방하는 채소 등도 중요하지만 제 생각에는 끊임없는 독서와 취미생활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손을 자꾸 쓰는 뜨개질같은 취미가 뇌 노화를 막는다고 하더군요.
세계 장수촌 마을의 평범한 비밀, 남녀노소 모두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 p.84
나이 많고 가뜩이나 몸도 안 좋은데 놀지 말고 나가서 일하라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말을 하는 사람은 없겠죠? 본인에게 가능한 일, 부업, 봉사활동, 취미도 모두 일이 될 수 있잖아요. 열심히 일한다면 세계장수촌의 비결 하나를 벤치마킹하는 일이 되겠네요.
"그 연세에 무슨 발명이냐.“라는 차가운 시선.. 80% 절수효과를 내는 발바리 수도꼭지 발명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특허를 받은 올해 81세의 김예애씨. - p.104
우리나라에서는 누가 뭘 한다고 하면 왜 그리 안된다, 안될거라는 사람이 없죠? 괜히 지인이 모르는 일에 손을 뻗쳤다가 패가망신할까 하는 걱정에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지인도 나같은 안전한 겁쟁이로 남았으면 싶어서, 혹은 남 잘되는 거 보기 싫어서가 아닐까요? ㅎㅎ
정말 실패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끼칠 피해가 뻔하게 예견되는 일이 아닌 이상,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가능한 한 서로 응원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발바리 수도꼭지 한번 사용해보고 싶네요. 페달 두 개가 있어 온도 조절도 되고, 페달 밟으면 수도가 열려 물이 나오는 구조라는데, 저도 설거지할 때 항상 잠궜다 틀었다 하면서 하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닌데 말이죠.
식당은 빚만 잔뜩 진 채 매각되고 하루아침에 연금 105달러의 연금으로 살아가야 하는 65세의 가난한 노인이 된 할랜드 샌더스. 좌절하는 대신 고물차에 몸을 싣고 닭튀김 조리법과 샘플을 들고 홍보하러 다니던 그가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 KFC의 창업자가 되다. - p.164
이 분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요, KFC 앞에 서 있는 하얀 양복을 입고 멋진 콧수염을 가진 백발의 노신사 모형의 실제인물이랍니다.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 - p.190 소제목
정말 맞는 이야기입니다. 학교 다 졸업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ㅎㅎ 내가 하고 싶은 공부 짬내서 하는 건 거의 공부가 아니라 취미 수준으로 재밌다는.
옛날 명함은 잊어버리자...고령자가 장점일 수 있는 틈새시장에 눈을 돌려라... 직원들 평균연령이 70세 이상인 택배회사... 도쿄 도서관에서 책 심부름을 하던 백발의 노신사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다...번듯한 책상에 앉아 일하겠단 욕심만 버린다면 일자리는 사방에 널려 있다. 원하는 한 일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상태, 적성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라. 정말이지 이건 의욕의 문제다. - p.201
전 무슨 회사의 이사나 사장이 되어본 적은 없지만 하루아침에 명함에 줄 하나 그인 분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지위에서 밀려났다기보다는, 무거운 책임으로부터 일종의 해방이라고 여기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철저한 회사맨이 직장을 떠나게 되면, 당장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진다. 가족도 낯설다... 정신적 공백도 크다...남들과 함게 사이좋게 지내는 것만 중요했지, 혼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독립된 개성이 없다.
그래서 중년 혹은 은퇴 후에 맺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 p.233
학교, 직장, 활동 범위가 달라지면 주변인들도 달라지더군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오랜 우정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면 이렇게 진취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지요.
정말 사회가 나한테 해준 게 아무것도 없을까. 하찮은 것 어느 하나도 혼자 힘으로 얻은 건 없다...젊은 날엔 열심히 벌어 모아야 한다. 경쟁의 나날이다. 베풀다니?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각박한 심성이다.
그러나 나이 들면 차츰 인생관이 달라진다...인간은 나누고 베풀 때 가장 행복하다. 이 역시 나이듦이 주는 축복이다. - p.236, p.240
하, 전 언제 나이 들어 각박한 사고에서 벗어날까요 ㅎㅎ 여유롭게 봉사하며 사는 삶.. 개인적으로는 먼 이야기 같지만 적극 공감가는 글이네요.
평생 현역. 이것이 나의 목적이자 이 책을 쓴 목적입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아주 간결명료하지 않나요. 이 책을 보고 나면 멘토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힘이 솟는 느낌입니다.
6. 리뷰를 마치며
이 책을 보면 제 4장 큰제목 뒤에 랠프 월도 에머슨의 명언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 우리는 성장할 뿐 늙지 않는다.
성장을 멈출 때 비로소 늙게 된다.‘
- 랠프 월도 에머슨
에머슨 이 양반(?) 정말 멋진 사람 같아요. 간혹 눈에 띄는 명언이나 인용문보다가 정말 200% 공감하고 누가 썼나보면 이 사람이거든요. ㅎㅎ 개인적인 생각에 월트 휘트먼이라는 시인도 좀 이런 쪽.
책 보면서 든든한 자산을 하나 얻은 것 마냥 즐거웠습니다. 제가 닥터 필의 ‘리얼라이프’ 서평 쓰면서 닥터 필을 미국의 이시형 박사님이라고 생각하면 쉽다고 했는데, 한국인을 대상으로 더 구체적인 주제에 집중한 책이라서 그런가요, ‘행복한 독종’이 더 마음에 와닿고 개인적으로 훨씬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네요. 물론 ‘리얼 라이프’도 틈틈이 읽어보면 인생의 많은 상황들의 대처에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만, 예전부터 시니어들의 생활과 대응방식, 내가 나이 들었을 때의 미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와서 그런지 ‘행복한 독종’을 보면서 뿌듯함이 훨씬 많이 느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