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켜요
#명수정_글_그림
#달그림
딸깍!
세상을 켜는 스위치를 올리고
<세상을 켜요>의 트레싱지를 한 겹 벗기면 더 선명하게 나타나는 빛깔들이
전작인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의 색과 닮았다.
이게 명수정 작가의 붉은색이구나 싶다.
그리고 곳곳에 숨은 작가만의 은유의 향연이 펼쳐진다.
“내가 켜면
아빠는 꺼요.”라는 글과 함께
소방차와 전등 스위치가 함께 한다.
내가 어떤 일을 향해 스위치를 켤 때마다
아빠는 조용히 나의 두려움의 스위치를 끈다.
내가 고민의 스위치를 켜면
아빠는 뭐든 할 수 있지라며 망설임의 스위치를 끈다.
내가 놀이를 켜면
아빠는 그만!을 끄고 더더더!로 응원한다.
내가 꿈을 켜면
아빠는 깜깜함을 끄고 반짝반짝 빛나는 꿈을 이야기한다.
아빠가 나에게만 끄는 건 아니다.
누군가가 뜨거움을 켜면
아빠는 무서움을 끄고 뜨거움 속으로 뛰어 든다.
그렇게 우리를 켜고
세상을 켠다.
우리 아빠는 소방관이다.
2021년 6월 물류센테 화재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다가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며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누군가의 무서움과 두려움을 온몸으로 끄기 위해 망설이지 않았던
소방관의 아이라면 어떤 마음일까를 생각하며 쓰신 것 같다.
켜진 위험을 끄기 위해 헌신하는 곳곳의 많은 분들 덕분에
표지의 떠오르는 태양의 붉은 기운같이 오늘도 세상은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