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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꽃이 되어
  • 이순자
  • 15,120원 (10%840)
  • 2025-09-11
  • : 1,170

#깨꽃이되어

#이순자_글

#고정순_그림

#원더박스

 

귀여운 쌍둥이 자매의 어린 시절 한 장면을 <공갈 젖꼭지> 그림책으로 남겨 놓은

이순자 작가님의 후속 책이 나올거라는 얘길 들었는데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과 함께

<깨꽃이 되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편집자가 작가님의 에세이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의 대표작

‘은행나무 그루터기에 깨꽃 피었네’를 읽다가 펑펑 우셨다고 한다.

그 글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그림책이라고 하니 읽기 전부터 궁금해졌다.

 

순자 씨는 전원생활을 꿈꾸며 시골로 이사 간 후

뒷집에 사시는 아흔 넘은 노부부와 함께 살갑게 지내는 날이 이어졌다.

서울 갔다가 엿새 만에 집에 돌아온 순자 씨께 할머니가 건넨 말,

“어데 갔다 이래 오래 있었누?

니 팔랑대며 드나들지를 않으니 밥맛이 없어지드라.”

할머니께 순자 씨는 그냥 이웃이 아니었다.

 

어느 날 심장병이 도져 119 구급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온 순자 씨가

할머니 전화를 받고 한달음에 달려가 할머니랑 하룻밤을 새운 뒤

새벽 산책길에 나눈 대화가 뭉클하다.

“안 와도 좋으니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살그라.

니 119 실려 가구 가심이 얼매나 아프등이....”

 

할머니, 할아버지께 순자 씨는 딸이었다.

그냥 왔다가 떠나는 외지인이 아니라 마음을 나눈 가족이었다.

맛난 거 사먹고 건강하라며 넣어 주시던 용돈을 받고

순자 씨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아름드리 은행나무 그루터기 곁에서 자라던 들깨를 보며

니도 나 죽을 때까지 여그서 고순 냄새 풍기며 살라던 할머니 말씀이

다시 떠오르지 않았을까?

그냥 스쳐 가는 인연으로 끝나지 않고 있는 순간순간 진심을 주고 받았던

순자 씨와 할머니의 인연이 따뜻하고 꼬숩다.

그런 인연을 만나고 키워 나간 두 분의 사랑이 오래 더 다글다글 영글었으면 좋았을텐데....

 

돌아가신 엄마도 생각나고

동네 할머니들도 생각나는 그림책에서

불 때는 냄새도 나고 깨 터는 장면도 그려지고

무엇보다 고소한 들깨 향이 코끝을 계속 간지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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