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의 단편집 <첫눈, 고백>을 읽었다. 책을 읽어주는 남자(머묾)라는 출판사에서 펴낸 책으로 약 십여 편의 단편 소설들을 묶어둔 책이다. 모파상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귀족 가문 출신으로 인간의 욕망과 위선과도 같은 근원적인 내면의 감정들을 섬세한 묘사로 표현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나 예술과 문학적 감수성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하는데, 젊었을 때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 참전하면서 인간에 대한 실존주의적 접근에 다가갈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이러한 인간 본연의 모습이 간결하고 정밀한 문체 속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고 한다.
책에 소개된 몇 가지 작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첫눈'은 겨울의 어느 날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며 화자의 감정의 시선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이다. 첫눈이 가져다주는 설렘의 이미지보다는 쓸쓸함과 사람 감정의 덧없음이 더욱더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다. 분명 따스했던 사랑의 감정이었겠지만 시간이 지나 현실 속에서 흐려지고 변질된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담담하고 조금은 절제된 문체 속에서 그런 감정이 더욱 선명하게 그려진다.
또 다른 작품 '고백'도 비슷한 시선과 감정의 연장선에 있다. 일반적인 고백의 이미지가 아닌 인간의 존재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참회나 자기반성보다는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덕과 욕망이라는 선택지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본성을 통해 독자들에게 정답이 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다른 작품들도 모파상 특유의 문체와 실존주의적 시선이 느껴졌다. 짧은 분량이라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작품 속에 드러난 작가의 생각과 질문들은 결코 단순하거나 평범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모파상은 말년에 심한 정신적 질환으로 이른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간 세상을 파악하려고 하는 게 어쩌면 제일 어렵고도 복잡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