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곽수종 교수님은 트럼프의 급진적이고 때로는 변칙적인 외교 정책에 대해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계신 걸로 보인다. 2025년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외, 무역, 경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개편함과 동시에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해방의 날"을 기점으로 미국의 패권이 서서히 힘을 잃어갈 것이라고 책 속에서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소프트파워를 스스로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는 사실상 제국의 종말을 알리는 징후라고 - 상당히 강력한 - 경고이자 예견을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에 대해서는 철강, 알루미늄, 조선,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풍력 터빈, 드론, 의약 원료 등에서 세계 생산을 선도하고 있으며, 양자 컴퓨팅과 로보틱스 그리고 AI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집착과 비교하면서 미국의 위축과 중국의 부상을 역시나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패권 도전은 아직 이르다고 말하며, 미국의 달러를 위안화가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국가의 포괄적인 부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며, 제조된 자본과 인적 자본 그리고 자연 자본을 합한 수치를 비교할 경우 미국의 포괄적 부는 중국의 약 4.5배 수준이라는 것. 또 금과 암호화폐가 달러 중심의 통화체계에서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달러 체계를 대체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유로나 위안화 그리고 금, 은, 암호화폐는 다변화된 준비자산 정도의 역할에 그친다는 사실.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 - 그리고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하지만 -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바로 비대칭 전략이 아닐까 싶다. SNS를 활용한 공세와 해킹, 비공식 루트를 통한 소리 없는 전쟁 (구체적으로 적기에는 워낙 카더라가 많고, 국내 언론사에서도 심도 있는 보도를 거의 하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등이 더 위험한 요소이고.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자유로운 경제 체제와 자유 민주주의에 기반한 시민 사회의 가장 큰 단점은 간첩이나 침투 세력에게도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오히려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던 과거의 사례를 떠올린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미중간의 갈등 속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그리고 더 내실 있는 무언가를 쌓아가야 함이 더 중요한 요소일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