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 종무식을 끝내고 처별로 다과회까지 마치고 나니 더 실감이 난다. 사무실 개편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곧 다가올 이동 때문에 여기저기 알아보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예전에는 항상 오늘 아니면 전날 회계감사 재고 실사를 나가곤 했는데 이젠 그것도 옛날 일이 돼버렸다. 경평 보고서 작성을 맡게 된 후로부터 - 거의 두세 개 이상 지표를 맡아 써보게 된 것 같다 -는 연말보다는 연초가 조금 더 바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뜬금없던 계엄령 선포와 전후로 계속된 탄핵 릴레이, 안타까운 무안공항에서의 제주항공 폭발 참사 등 한 달 동안 세상 밖으로도 많은 사건 사고가 연이어 터져서 많은 사람들이 심란해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 같다. 지인은 없지만 지역 주민들의 친인척 중에서도 많은 희생자가 있었다고 하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연말연시를 보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그래도 멀리서 아버지가 오셔서 같이 식사도 하고 동네도 한 바퀴 걸었다. 아파트 앞 가게마다 불은 켜져 있었고, 가족 단위로 다들 오손도손 모여 식사를 하며 연말을 보내고 있었다. 새해맞이 행사와 각종 타종 행사도 대부분 취소되었다고 한다. 내년에는 우리 모두에게 지금보다는 좀 더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싶다.
쉬면서 <꼬마빌딩 찐부자의 생존 비법>이라는 책을 읽었다. 유튜버이자 인플루언서이며, 직장인 출신의 부동산 투자자라고 알려진 다크호스 조태호 님이 쓴 책인데, 14년간의 부동산 투자 경험과 십여 년간 원룸 다가구 건물 임대 경험 등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노하우를 간접 경험으로 엿볼 수 있다. 저자 역시 다른 부동산 투자자들처럼 고금리 이자 폭탄에 단기간 매매가 폭락으로 인한 마음고생을 겪었고, 역전세와 임대건물의 장기 공실 문제로 골치를 앓았다고 한다. 부동산 실 투자자라면 꼭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동산은 시간 격차 싸움이라고 한다. 집주인과 전월세로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격차, 땅주인과 그곳을 임차해서 업을 영위하는 사람들과의 격차가 바로 그것이다. 같은 시공간에 살고 있지만 모두에게 동일한 것은 아님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또 자가 한채를 갖고 있는 것의 중요성 아니 그 가치에 대해 말하는 부분도 눈에 띈다.
반대로 무려 열채 가까이 부동산을 구매하면서 벌어지는 각종 리스크와 대구라는 지역에서의 투자는 꽤나 위험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서울이 아닌 지방 투자는 더 신중하게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함을 책 속에 소개된 저자의 대화 속에서 유추할 수 있다.
자영업을 한 경험도 많은 장을 할애하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가볍게 읽고 넘어간 부분인데 관심 있는 독자들은 꼼꼼하게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끝으로 저자가 실제로 추천하는 다가구 원룸 주택 투자 관련 조언들은 새겨들을만하다.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 데다가 지금도 저자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다주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일단 건물 가격이 10억 원이라면 자기자본은 5억 원, 담보대출은 3억 원, 보증금은 2억 원 정도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5:3:2의 법칙이라고 부르는데 새겨둘만한 조언이다. 또 갑작스레 보증금이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항상 여유자금이나 해당 금액을 조달할 수 있는 루트를 체크해 두는 것도 좋다. 구매 시에는 - 쉽진 않겠지만 - 급매물을 노려 최대한 저가에 구매하면 좋고.
많은 사람들이 소액처럼 보이는 수익형 부동산의 힘을 간과하곤 하는데 저자의 이런 경험담을 듣는다면 생각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정답은 아니며, 반드시 옳은 투자 방법은 아니겠지만 다양한 투자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가이드라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