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책 한 권을 읽었다. 제목은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요즘에 공부하고 있는 분야와도 넓게 보면 연관될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한 책인데 꽤나 알찬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농업 경제라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거대 농업 기업과 종자 산업의 현황, 광복 이후 우리나라 농업 경제 발전 과정, 농축산업 관련 분야 중에서 특히나 눈여겨볼 원예 산업과 소고기, 돼지고기 그리고 닭고기까지 흥미로운 소재들을 하나씩 설명하고 있었다.
2022년 11월 15일을 기준으로 UN은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했음을 밝혔다. 하지만 충분한 식량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미국과 호주, 러시아, 우크라이나, 브라질, 캐나다, 인도 정도를 손꼽을 수 있다고 한다. 반면에 중국과 일본, 한국과 멕시코는 전 세계에서 곡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인데 특히 우리나라는 연간 소비하는 곡물의 75% 이상을 수입으로 조달한다고 한다. 혹시라도 전라도와 전국에 산재한 논에서 생산되는 벼를 보고 안심했다면 지금이라도 새로운 눈으로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많은 책과 미디어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 변화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과 기후변화라고 한다. 특히 절대적 기아보다 상대적 기아가 더 심각해진 이때 선진국의 비만과 식량 낭비 그리고 후진국의 기아와 식량 손실 문제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수많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양극화와 격차는 더욱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위기도 더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을까란 걱정도 앞선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농업을 도시와는 다른 공간의 문제로 여기는 인식을 경계한다. 농업은 산업인 동시에 기반이라고 한다. 선진국일수록 탄탄한 농업 경제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계 4대 곡물 기업 ABCD와 세계 4대 종자산업은 모두 미국과 유럽 그리고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중국계가 독차지하고 있는 현실만 보더라도 그렇다.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지만 곡물 엘리베이터라는 설비가 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오직 하림만 미국에 1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철과 알루미늄이 많은 산성 토양의 문제점과 인디카와 자포니카로 구별되는 아시아 쌀의 구분법, 농업의 종류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생산 농업 이외에 종자와 비료로 대표되는 후방 농업과 식품과 의약품으로 대표되는 전방 농업이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청양고추가 청송과 영양의 약자이며,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의 진짜 업적까지도.
농업과 경제 그리고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