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이용해 지원이 형과 같이 월출산에 다녀왔다. 천황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거의 9시 정도였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많았다. 지원이 형은 오랜만에 산에 올라 폭포까지만 가기로 했다. 미리 챙겨온 사과와 김밥 1줄 그리고 초코파이와 생수 1병을 건네주고 나는 마저 월출산 정상 천황봉에 오르기 시작했다. 약 500미터를 남겨둔 코스 근처로 사람들이 꽤 많았다. 천황사 코스가 계단이 많고 대부분 올라가는 구간이라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쉬고 있는 듯했다. 나는 밑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에 조금 서둘러서 정상을 밟은 뒤 - 간단히 인증샷도 찍고 - 다시 아래로 향했다.
뭐 느낌이지만 월출산은 기운도 좋은 것 같고, 나랑 잘 맞는 것 같아서 1년에 한번은 꼭 가보는 곳이다. 대부분 사람들도 올라갈 때는 헉헉대고 힘들어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다들 우와하고 탄성을 내뱉는 산이기도 하다. 대부분 평지인 전남 서남부권에서 우뚝 솟아 있는 월출산은 우리 아파트에서도 보이는데 뭐 아무튼 좋았다.
남은 휴일에는 대학원 과제를 하나 하고 산지 투자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읽었다. 제목은 "개발과 활용으로 보는 산지 투자". 약 4백 페이지의 두꺼운 분량을 자랑하는 책인데, 내용 역시 알차서 산지 투자를 염두에 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겠다 싶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토지 투자 중에서도 산지 투자는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관련 법부터 생소하다. 산림법과 산지관리법을 기본으로 각종 행위 제한이 너무나도 많다. 또 분묘기지권과 입목수종과도 같은 변수들도 잘 알고 매수 시 고려해야 하며, 산지 전용 허가가 가능한지도 스스로 공부하고 해당 관공서에 문의해야 한다. 게다가 해당 관공서가 갖고 있는 스탠스나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 역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 아파트와는 달리 모든 공정 단계별로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즉 일반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들이 상당하는 거다. 개발을 위한 지목 변경에 드는 비용, 기초 공사나 옹벽과 석축 등을 쌓기 위한 비용, 구거나 도로와 연결하고 배수관 공사 등을 하기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 등. 이외에도 산지 전용 허가를 위해 주소지를 옮기거나 농업에 종사해야 할 수도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복잡하고도 어려운 산지 투자를 함에 있어 미리 공부하고 들어가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읽어보면 알겠지만 상대적으로 금액이 저렴하기에 무턱대고 투자할 수도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다. 또 이만큼 현실적인 장벽이 많기 때문에 역으로 조금만 알고 있다면 저렴하고 개발 가능성이 높은 임야를 구매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정보를 모두 기재할 수 없지만 일단 산지는 보전산지와 준보전산지로 나누어지고, 보전산지는 임업용과 공익용 산지로 나누어지는데 결국에는 준보전산지를 구매해서 개발할 수밖에 없겠다는 상식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관련 지식을 더 쌓고 사전 정보를 많이 입수했다면 보전산지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도 있는 투자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래도 일단 좋은 땅, 임야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먼저 경사가 완만하고 조망권이 좋은 땅. 당연히 배산임수형 지세를 가지면서 주변에 계곡과 개울이 있으면 좋다고 한다. 다만 너무 가까이 있으면 홍수 시 피해는 물론이고 습기와 안개로 인한 피해도 크니 잘 판단해야 한다. 또 국도와도 가깝고 마트나 행정관서와 같은 생활 편의시설도 차량으로 최소 20분 이내의 거리에 있으면 더욱 좋다고 하니 산지 투자를 고민하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