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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맘님의 서재
  • 앙코르
  • 유리
  • 22,500원 (10%1,250)
  • 2021-07-20
  • : 349

명성과 부가 성공한 인생은 아니다. 인생의 성공에 대한 예찬

 

앙코르

글/그림 유리 | 이야기꽃 (발행 : 2021/07/20) 양장본 84쪽

 

서점에서 제목에 끌려 집어든 그림책은 책의 앞표지와 뒤표지를 펼치면 이름 모를 도구가 가득한 작업대 한쪽에 새것인 듯 반짝이는 바이올린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 바이올린일까? 궁금함에 책을 펼칩니다.

 

버려진 물건들 중에 가방 하나가 있습니다. 열어보니 못쓰게 된 바이올린입니다. 누군가 그 가방을 자전거에 싣고 가져갑니다.

이 그림책은 가져간 바이올린을 오랜 시간을 들여 고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고 담담하게 들려줍니다.

오히려 고장 나고 볼품없던 모습에서 아름답게 다시 태어나는 악기의 변신을 보여주는 그림에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쉼 없이 움직이는 자연스런 손동작과 바이올린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줘 생동감도 느껴집니다. 도대체 작가는 얼마나 긴 시간을 관찰했을까요?

장면마다 작업자의 거칠고 투박한 손과 바이올린의 나무결을 붓의 터치로 보여주고, 채색은 수채화물감으로 따뜻함을 살렸습니다.

띄엄띄엄 나오는 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던 용어가 그림과 어우러져 긴 글 없이도 맛깔나게 의미를 더합니다.

바이올린이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났을까요?

악기를 고칠 때 깍고, 다듬고, 붙이고, 조이는 시간들이 우리의 삶과 닮았습니다.

때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읽고 나면 왜 <앙코르>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앙코르 출연자의 훌륭한 솜씨를 찬양하여 박수 따위로 재연을 청하는 일(이 말이 이런 뜻으로 쓰일 때는 '재청'으로 쓰도록 순화하였습니다). 또는 호평을 받은 연극이나 영화 따위를 다시 상영하거나 방송하는 일을 뜻하는 말” (출처:국립국어원)

 

작가는 도자 공예를 전공했지만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책의 모델이 되어준 ‘K&J바이올린 스튜디오’의 정재경씨는 지휘를 배우다가, 권석철씨는 언어를 전공했었지만 바이올린에 빠져 제작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하며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수리, 제작과 강의로 인생 2막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앙코르>는 첫 그림책 <돼지 이야기 2013>을 선보인 이후 <대추 한 알 2015>, <수박이 먹고 싶으면 2017>에 이어 4년 만에 내놓은 작가 유리의 네 번째 그림책입니다.

이전 책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과 감동적인 내용이 인생의 성공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책을 읽고 나면 바이올린의 구조와 소리의 원리를 알게 되어 음악적 지식이 높아집니다. 

시간 흐름에 따라 변하는 앞면지와 뒷면지의 다른 점과 책 속 고양이를 찾아보는 깨알 같은 재미도 있습니다.

글밥도 있고 두껍지만 음악과 사실적인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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