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각적이고 따뜻한 파스텔 톤의 표지에 매료되어 읽게 된 책이다. 우선 책이 사이즈가 너무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림이 매력이다. 책 커버의 재질이 고급스러워서 깜짝 놀랐다.
책을 쓰는 아빠 그리고 책을 읽는 엄마 사이에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 책이다. 책의 주인공인 아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에 중점을 두고 점차 멀어지는 과정의 표현을 잘 한것 같다. 완독을 한 후에, 책 표지를 보면 조금은 슬플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그랬으니까.
이렇게 아름답고 슬픈 그림 책은 처음 읽어본다. 한 페이지 넘어갈 때 마다, 데칼코마니처럼 표현한 듯한 일러스트가 제일 인상 깊었고 가장 기억이 남는다. 그러면서 따라오는 문구들이 짧지만 일러스트과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센스 있고 휼륭한 시너지 효과를 보았다.
또 맘에 들었던 건, 거실의 색깔을 마치 상황에 비유하는 듯 보여서 흥미로웠다. 읽는 내내 아껴 읽을라고 최대한 천천히 읽었다. 아무래도 그림 책이기도 하고 최대한 오래 읽고 싶었는데, 후딱 끝나버렸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 많은 생각에 잠긴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남겨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기 마련인데, 그 과정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오는지 이 책에서 보여주었다. 가까운 이의 도움이 닿을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작은 불빛이 희미하게 보이는 듯한 희망을 생각하게 되었다.
/같은 문장이었는데 어느 순간 다르게 읽히는 기분이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도 결말도 알 수 없지만, 처음으로 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그러다 문득 나는 이 책의 화자라는 걸 께달았다. /
그림 책을 많이 접해보진 않았지만, 단연코 그림 책 중 나의 최애가 되버렸고, 한수지 작가님의 다른 작품인 <카키>가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