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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ceong님의 서재
  • 양자물리학과 깨달음의 미래
  • 양호직.양철곤
  • 17,100원 (10%950)
  • 2018-09-07
  • : 68

이 책의 저자는 공부가 깊은 분임은 확실하나 뭔가 좀 성급하신 것 같습니다. 다중우주, 거품우주, 삼라만상은 망상일 뿐인데 그것을 만든 주체를 진여라고 한다든가 진여는 무성, 무상, 무작인데 전능한 작용의 주체라고 한다든가 진여의 작용은 무작지작인데 유작지작으로 본다든지 이런 등등의 내용은 다분히 브라마니즘적 깨달음인 것 같습니다.

 

특히 '우주만상은 진여로부터 나왔으나 어떤 경우에도 진여 그 자체로 돌아 갈 수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앞쪽의 문맥을 바탕으로 유추해본다면 이는 진여와 우주만상을 분리된 존재로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진여와 우주만상을 현상적 실상으로 보는 것이니 일반 과학자들의 견해와 다를 게 무엇입니까? 과학자들의 판단이란 관찰 주체와 대상을 설정한 판단입니다. 이 때문에 '공변양자장'이론을 주장한 카를로 로벨리조차도 플랑크 상수 크기의 알맹이가 있다고 떼를 쓰고 있지 않습니까? 

 

눈앞에 보이는 사물이 모두 실재가 아니고 헛것이란 건 현대물리학자라면 거의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뭔가 궁극적 실체가 있을 거라고 우기는 것은 인식 주체와 인식 대상이 결국 하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이 아닙니까? 수행자의 직관이 과학자의 관찰과 다른 점은 우주만상 그대로가 공이고 진여임을 확실히 인식하고 깨닫는 것입니다. 우주만상은 본래 헛것이기 때문에 나타난 적도 없고 따라서 돌아갈 곳도, 돌아갈 일도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대로가 그대로인 것입니다. 공,무아, 연기의 의미에 대한 좀 더 진지한 탐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자께서는 이 책에서 전변설과 적취설이 뒤섞인 이론을 진리로 오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활성정보, 초양자포텐셜, 아뢰야식 등에 대한 설명도 심생멸 부분만 치우쳐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도'를 언급하면서도 설일체유부의 '삼세실유 법체항유' 이론에 묶여 그 프레임을 깨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식사상도 제8식까지만 이해하고 '삼성과 삼무성'의 의미는 탐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해탈을 언급하시려면 적어도 심진여, 그리고 여래장에 대한 더욱 깊은 탐구가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괜히 눈 어두운 사람들을 더 깊은 미망 속으로 바뜨리는 일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양자물리학과 깨달음을 연결시킨 글이나 책을 처음 쓰셨다는 말씀도 아주 큰 오해입니다. 무수한 불교학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앨런 윌리스, 빅 맨스필드, 조안나 매이시, 소광섭 교수, 김성규 교수, 지승도 교수, 법정(대우)거사 등등 아주 많습니다. 그들의 이론이 얼마나 정교한지, 그리고 진리체계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그래서 그 현명한 안목이 얼마나 감동스러운지 아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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