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단미님의 서재
  • 태어나는 법
  • 사이다
  • 14,400원 (10%800)
  • 2023-03-03
  • : 1,139

"고구마구마"로 획기적인 그림책을 만드신 사이다 작가님이 "태어나는 법"으로 신간을 들고 찾아오셨다.

그림책마다 독특하고 창조적인, 그리고 그 안에 유머와 철학까지 담고 계신 사이다 작가님이기에 내용이 굉장히 궁금했다. 누구나, 무엇이나 무수히 태어나고 죽는 법인데 무엇을 말하고 싶으신 걸까?

요리 보고 조리 보고 곱씹으며 책을 훑어보았다. 종이를 찢거나 뚫고, 또는 겹치는 등 까다롭고 흥미로운 콜라주 방법과 색을 철저히 제한함으로써 어지럽지 않고 부분 부분마다 집중이 되었다.

 

하나의 세계를 부수어 태어나는 생명체들!

땅을 뚫고 나오는 식물들,

정착지를 찾아 돌아다니는 보호받지 못한 수많은 알들,

나무에 송송이 열리는 열매까지...

자라들, 꿀벌들 등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정착지를 찾아 태어나자마자 분주한 생명체들이지만 결국,

"한 걸음만 내딛으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어!"라고 말하는 작가님.

제 각각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생명들이지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힘과 에너지와 의지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귀여운 그림과 종이만으로 아주 멋지게 표현하셨다.

그러면서도,

태어나서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님을,

왜 태어났는지,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이 곳이 안전한 곳인지 끝없는 물음을 하는 생명체들의 혼란과 방황은

마치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고통과 갈등,

삶의 회환을 보는 것 같다.

"세상은 왜 이리 넓고 큰 걸까?

우리는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겠어."

당장의 코 앞의 근심과 걱정이 매우 큰 인간들.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다고 한 발자국 물러나지도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우주에서 바라본 인간들은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는데,

본인들의 입맛대로 줄을 세워 크고 더 크게 만들며

작은 것들을 무시하는....

너무도 초라한 인간들의 단면상이 보인다.

 

그래도 작가님은

보잘 것 없이 부서질 때도 있겠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토닥토닥 위로의 말을 건낸다.

"우리도 모르는 힘이 숨겨져 있어,

다시 태어나는 힘!"

표지만 본다면 귀엽고 유머러스한 책같지만,

면밀히 들여다보고 인간에게 대입 해보면

마치 무거운 인간생을 가볍게 풀어낸 신비한 철학 책 같다.

 

생명의 소중함과 태어남의 신비함,

삶의 고통과 살아가는 법을

재미나게 풀어낸 책이어서 잠깐씩 힘들때마다

언제든지 가볍게 읽고

한 번 웃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깨알같고 사랑스럽다. ^^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