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슥슥 그리기! 『리버스 컬러링북』
컬러링북이 한창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색이 칠해지지 않은 그림들이 실려있고, 선 안을 예쁘게 색칠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책.
다양한 주제의 컬러링북이 있었고, 그 중 몇 권을 사서 색칠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유행은 지나갔다.
컬러링북을 기억 한 켠에 밀어두고 지내던 중, 우연히 『리버스 컬러링북』이란 제목을 봤다.
컬러링북에 관한 추억이 떠올라 호기심에 책 소개를 읽었다.
『리버스 컬러링북』은 말 그대로, '컬러링북'을 '리버스'형태로 만든 책이다.
일반적인 컬러링북은 선으로만 그린 그림들이 있다.
『리버스 컬러링북』은 반대로, 선이 없고 면만 존재한다. 다양한 색 덩어리들이 있다. 그 덩어리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는, 독자의 몫이다.
자유롭게 선을 그리며 상상력을 풀어낸다.
두꺼운 선도, 가느다란 선도 가능하다. 색을 덧칠해도 되고, 선이 겹쳐도 상관없다.
이 책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리다가 '틀릴 수 없는' 형태이기 때문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막 그려도 된다. 그리다가 생각대로 되지 않았어도, 그것 나름의 느낌이 있다.
일반적인 컬러링북이라면, 선 안으로만 색칠해야하니 틀릴 수 있지만, 여기서는 경계를 침범해도 상관없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그리라고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롭게 선을 그려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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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만년필(EF촉)을 사용해 선을 그렸다. 잉크는 디아민 작가의 피.
종이가 두꺼워서 만년필로 해도 살짝만 뒷면에 비치는 편이었다.
그림은 앞뒤로 있는 게 아니라 한 면으로만 되어 있으니, 어떤 펜을 써도 상관 없을 것 같다.
처음에는 색 테두리를 따라 그려봤는데, 점점 과감해져서 손 가는대로 막 그렸다.
그런데도 완성작을 보니 나름 만족스럽다.
실패에 대한 우려 없이 슥슥 그리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풀린다.
앞으로 답답한 기분이 들 때 이 책을 펴서 선을 그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