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데아 / 이우 장편소설 [도서 제공]
삶의 대부분을 모로코에서 보냈지만, 어디를 가나 ‘한국인’이라 불렸던 준서.
고향이라 믿고 큰 기대를 품고 온 한국에서도 문화적차이로 여전히 이방인인 스무 살 준서의 이야기다.
준서가 서울에서 느끼는 소외와 낯섦은, 독자에게도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에게 결핍된 것은 단순히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를 정의할 수 있는 정체성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닐까.
서울에 와서도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집단, 커뮤니티 속에서 안정적으로 속하지 못하고 받아들여지지 못한 그는, 끊임없이 방황하며 인정받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본 모습이 아니라, 사회적 틀 안에 억지로 맞추려 발버둥치는 모습처럼 안타까웠다.
나는 온전한 나일까?
만들어진 나일까?
그런 준서에게 서울이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주연을 만난 이후였다.
준서에게 서울은 곧 주연이 되었고, 그녀의 곁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고향이 되었다.
준서를 꽁꽁 얼려왔던 시린 겨울은, 주연을 통해 비로소 찬란한 봄의 향연을 맞이했다.
마치 온 대지가 수줍은 소녀의 미소로 피어나는 것처럼, 주연은 준서에게 부드럽고 은은한 희망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집단이 주는 안정적인 소속감과, 주연이라는 사랑 사이에서, 준서는 망설임 없이 스스로 사랑을 선택했다.
이방인인 그에게 소속감은 무엇보다 절실한 생존의 문제였지만, 준서는 기꺼이 안온함을 버리고 사랑이라는 불꽃 속으로 뛰어들었다.
사회적 정의보다 소중한 그의 모습은 무모할 만큼 순수했고, 그래서 더욱 처연하면서도, 자신의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 과정같아 멋있었다.
소속감이란, 타인이 베풀어주는 환대에만 기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주체적인 선택과 행동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며 얻어내는 결과물이다.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이곳에서, 과연 나는 온전히 나로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준서의 외로움은 단순히 소설 속 주인공만의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마주했을 근원적인 공허가 아닐까.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틀 속에서 여전히 이방인처럼 겉돌고 있지는 않은지, 준서의 방황은 내 내면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고향은 단순히 내가 태어난 곳이 아니라,
내가 마음의 뿌리를 내린 바로 그곳이라고.
방황하는 모든 청춘에게, 그리고 자신만의 이데아를 꿈꾸며 정착지를 찾아 헤매는 모든 이에게,
《서울 이데아》는 차가운 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몽상가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파리에서는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어요, 마치 유목민처럼.
저는 아직 정착하지 못했어요. 파리에서도 이곳 라바트에서도...- P25
파리도 라바트도 제가 살 수 없는 대지에요. 이제는 뿌리내릴 곳을 찾아보고 싶어요.- P27
태어난 곳은 정하지 못했지만, 생을 마칠 곳은 선택한 셈이지.
너의 대지는 너만이 찾을 수 있어.- P35
중요한 건 그들과 같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같아야 하는 지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P260
봄의 향연은 준서를 넋이 나가게 만들었다. 이런 봄은 마주한 적이 없었다.
온 대지가 수줍은 소녀의 미소처럼.- P261
나한테는 주연이가 전부야. 주연이를 사랑하면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
나의 삶이 달라져. 외로웠던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가 되고 텅빈 집은 따듯한 보금자리가 되고, 이방인이었던 나는 진짜 한국인이 되지.- P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