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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ha0125님의 서재
  • 할머니네 집
  • 지은
  • 11,700원 (10%650)
  • 2021-01-07
  • : 409

첫 애가 초3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 태양이 입장에선 10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태양이 10살, 봄이 7살. 아이들은 그 때 처음으로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경험했고, 동시에 많이 우는 엄마에 대한 기억도 갖게 되었다. 태양이는 할아버지가 죽던 날을 기억할 때 꼭 나의 슬픔을 덧붙인다. 엄마 그때 많이 울었잖아.. 

 

 

  

 

할머니, 효자동 집 어땠는지 기억나요?​

효자동 집을 그리는 할머니에게 손녀는 효자동 집에 대한 기억을 묻는다. 효자동 집은 할머니가 땅 파고 장 담고 장독도 묻은, 날마다 쓸고 닦아 먼지 한 톨 없던 할머니네 집이다. 하지만 19년 전 할머니는 효자동 집을 떠나 이 집에 왔다. 쇠약해진 몸과 마음 때문에.

 

 

할머니의 몸은 이 집에 있지만 할머니의 마음은 모든 기억이 남아 있는 효자동 집에 있다. 19년 전 떠나온 효자동 집에 모든 기억이 남아 있는 건 끊임없이 할머니의 효자동 집 이야기를 들어주는 손녀가 있어서는 아닐까. 이젠 양말도 짝짝이, 색도 구분이 힘든 할머니를 보며 손녀는 할머니 없는 이 집을 상상한다. 

 

 

                                 

 

그때도 아무렇지 않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을까? 아마도 한동안 할머니 방 문은 닫혀 있지 않을까? 떠나간 사람은 모르는, 남아 있는 사람의 시간은 어떨까? 날마다 들고 다니던 빨간 가방과 가짜 밍크코트, 늘 두르고 계시던 머플러들... 그런 것들이 할머니를 대신하게 될까?​

 

 

 

                             

어느 날, 할머니 있던 자리에 할머니가 날마다 쓰던 물건들만 남았다. 효자동 집에 가면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 묻는 손녀의 말에 할머니의 지난 마음이 묻어난다. 지난 날, 할머니가 효자동 집에 가야 된다던 마음이 어쩌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아니었을까. 먼저 떠난 가족이거나 지난 날의 자신이거나 다른 소중한 그 무엇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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