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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ha0125님의 서재
  • 어린 만세꾼
  • 정명섭
  • 10,800원 (10%600)
  • 2019-03-04
  • : 2,558

  

 

  

올해 3.1절은 독립선언 100주년이라고 예년보다 더 떠들썩했다. 독립선언 100주년이라는데, 우리나라 전시작전통제권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 있다. 자기 나라 작전권도 없는 나라를 독립국가라 할 수 있을까. 100년 전 3월처럼 만세라도 외치면 뭔가 나아지려나. 촛불혁명이라 불리던 2016년을 거쳐 왔지만, 당당한 주권국가로의 변화는 아직도 더디기만 하다. 한미상호방위조약, 미군분담금 문제를 처리하는 걸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일본식민지에서 미군정으로 달라졌던 1945년 시기에 멈추어 있는 것만 같다. 이런 현실 때문인지 <어린만세꾼>에 등장하는 밀양소년단 아이들이 더욱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촛불혁명 때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던 어린 학생들의 자유발언 모습도 생각났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진짜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의 꼭두각시란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린 학생들도 주권자의 이름을 찾고 행동했었다. <어린만세꾼>과 비슷한 지점이었다.

     

    

<어린만세꾼>은 1918년 3월부터 1919년 3월까지 고종 황제 죽음을 전후한 시기, 보통학교 안과 밖에서 벌어진 우리나라의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강제로 점령당한 건 사실 1910년부터였다. 그렇지만 그때에는 만세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 왜 1919년에는 만세운동이 일어났을까? 일반 백성들이 나라가 망했다는 생각을 분명하게 한 사건이 그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고종의 죽음'이었다. 대통령이 꼭두각시였다는 ‘대통령이 없다’는 인식과 왕이 죽어 ‘왕이 없다’는 인식은 모두 '이게 나라냐'는 인식과 닿아 있었다.

 

  

고종 황제는 1919년 1월 21일에 사망했는데 일제의 사주로 인해 독살되었다는 설이 있다. 고종 황제의 죽음으로 2.8 독립선언과 3.1 만세 운동이 일어났다. 2.8 독립선언은 일본 도쿄에서 조선 유학생들이 조선의 독립을 선언한 사건으로,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2.8독립선언 낭독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친일파로 유명한 춘원 이광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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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만세꾼>에서는 그 당시 일반 백성들이 어떻게 현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일본 식민지로서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땠는지, 나라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이들 중엔 10대 아이들이 있었음을, 그리고 그들의 용기있는 행동이 어땠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 여기선 다들 말 대신 매질을 하기 일쑤야. 그러니까 학교생활 잘하고 싶으면 또박또박 말대꾸하지 말고 고분고분 굴어. 8p

- 조선 사람이 왜 일본 신화를 배워야 되냐? 그거야 조선과 일본이 하나가 되었으니까 그렇지. 21p

- 그래도 이제 굶지 않는 건 사실이잖아? 일본이 이렇게 공부도 가르쳐주고. 그럼 나중에는 우리도 더 잘살 수 있을 거야. 32p

- 늘 윤세주에게서 말로만 듣던 태극기를 실제로 보는 것은 네 아이 모두 이번이 처음이었다. 95p

      

- 친구들과 함께 연무단이라는 비밀 모임을 만들었거든. 나라를 되찾을 방법을 찾고 싶어서. 식민지 ‘사람을 심는 땅’이라는 뜻이지.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다. 이게 바로 우리가 처한 현실이야. 일본은 지금 다른 나라와 전쟁 중이란다. 그런데 거기에 쓸 사람과 물자를 조선에서 가져가려는 거야. 말하자면 밭이나 논 취급을 하는 게지. 43P

 

- 보호? 보호는 위험이나 곤란에서 남을 지켜주는 것이지. 일본은 조선 사람을 착취하고 더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어.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지. 나라는 우리 스스로 지키는 것이지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단다. 44P

 

독립운동가 윤세주(19세)의 가르침을 받기는 했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용기를 내었기에 실제로 행동할 수 있었다. 용기를 내는 것도 자전거타기와 같아서 하면 할수록 잘하게 되는 거였다. 그리고 혼자보단 함께 함으로써 더욱 잘 하게 되는 거였다. 먼저는 같은 학교 아이 오마리아가 일본 아이들에게 희롱당하는 걸 보고 함께 용기를 내어 구해냈고, 그 다음엔 월사금을 못냈다고 운동장에 쫓겨난 윤암이의 부당함에 함께 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시위를 주도했던 윤세주가 일본의 감시를 벗어날 수 있도록 밀양소년단 아이들은 스스로 만세 시위를 벌이는 행동을 했다. 그렇게 역사는 한발 한발 더디지만 함께 행동함으로써 나아가는 거였다. 두렵지만 용기내었던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서 역사가 되는 거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이 공간과 시간도 더디게 나아가는 역사의 한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

       

 

- 아이들이 질서정연하게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하자 지켜보던 조선인 어른들이 박수를 보냈다. (...) 그곳에 헌병과 순사들이 모여있었다. 윤세주가 이끈 시위가 어떻게 진압되었는지 기억하는 아이들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이들은 일제히 서로의 팔을 꼭 움켜잡은 채 앞으로 걸어갔다. “두렵니?” “무서워. 하지만 친구들이랑 같이 있어서 괜찮아” “나도 그래.” 쏟아지는 몽둥이질에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았다. 아이들은 바닥에 쓰러지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짖었다. “조선독립만세!” 154P

 

      

 

** 가족들의 한줄 감상평

 

아빠 : 유관순 누나보다 더 어린 밀양소년단 아이들도 만세운동에 앞장서 참여했다니 대단하다. 밀양만세거리도 있다니 한번 꼭 가보자

엄마 : 밀양소년단 책에는 주인공이 5학년 정도 아이들인데 실제 보통학교에 다닌 아이들은 10살쯤이었단다. 그렇게 어린 아이들이 만세운동에 앞장섰다니 너무나 대단하다. 두렵지만 함께라서 괜찮다며 손을 맞잡고 순사에 맞서는 장면에서 뭉클했다.

아들 : 면서기 아들인데 돈 없는 아이들과 뒤에 앉는 게 처음에는 이상했다. 그런데 사건이 되려면 그렇게 진행되는 게 맞는 거 같다. 나도 촛불집회에 함께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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