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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팔랑 거리는 보라
  • 손으로 말해요
  • 조지 섀넌
  • 11,700원 (10%650)
  • 2019-03-18
  • : 195

  

 

  손과 말은 유의미함이 가닿을 수 있는 모든 것에 존재한다.​

   유의미함이 가득 차게 되면 잠시 의심을 잃는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들에는 영 신경을 끄게 된다. 그리고 단순해진다.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쓰다듬는다. 손바닥이 머리를 쓰다듬고 잠을 깨운다. 미지근한 온도가 몸 구석구석 가닿는다. 보다 오래 머무른 구석이 덥혀진다. 눈을 잠시 감았다 뜨게 된다.

   잡는다. 벌어진 손가락 사이사이로 다른 손가락이 들어온다. 맞물린 손이 손등을 감싼다. 씨를 심고 자전거를 잡는다.

   놓는다. 인사한다. 손바닥이 금들을 환하게 내 보이며 흔들린다. 그리고 뚜렷이 듣는다. 사랑해,라는 소리를.

   만지며 쓰다듬으며 놓으며 우리는 잠시 만났다가 바로 선다.

   그리고 거기에는 늘 사랑이 있다

   <손으로 말해요>는 정확한 서술과 서사 대신 문장을 그림처럼 사용한다. 장면마다 우리가 어떻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린다. 전혀 까다롭지 않다. 순서는 이렇다.

   쓰다듬는다. 잡는다. 그리고 놓는다.

   사실 그 말은 서로를 놓아주며 완성된다는 걸 동화는 알고 있다. 영원하지 않은 형태로 잠시 만났다 놓아주며. 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부지런히 말하고 있다는걸.

   

 

사랑해, 잠시 맞닿은 손으로 말이다.

손으로 모든 걸 하지요.
사랑해, 말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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