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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책방
  •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 비앙카 보스커
  • 20,700원 (10%1,150)
  • 2025-08-27
  • : 7,315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예술은 선택이다. 안일함을 거부하는 선택이다. 더 풍요롭고 더 불편하고 더 영혼을 강타하고 더 불확실한 삶을 살겠다는 선택이다. 무엇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살겠다는 선택이다.

p.439


공중 화장실에서나 보았던 소변기를 가져와서는 미술품이라고 전시하고, 자신의 똥이 담긴 통조림이 예술이라 말하고, 바나나 하나를 벽에 테이프로 붙여놓고 전시회를 개최하는.. 하지만, 이런 것이 바로 동시대 예술이라며 열광하며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는 세상.. 이해할 수 있으신가요? 도대체 무엇이 예술인 걸까요? 도대체 사람들은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작품에 열광하는 걸까요? 무엇이 중요한 것이고, 누가 선택하는 것이며,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걸까요? 간혹 이런 생각을 하곤 했는데요.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평범한 기자였던 그녀는 직접 그 세계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네요. 과연 찾았을까요?




​논리적으로 우리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예술을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매달리는 걸까? 예술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든지, 예술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말하는 예술가들,, 게다가 예술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일부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까지.. 이들이 말하는 예술은 내가 아는 것과 다른 것일까요? 효용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했던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걸까? 이해의 단계를 넘어선 그들의 이야기는 저자에게 새로운 질문을 남겼다고 하네요.​


나도 저렇게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미술계 사람들이 말하는 안목, 어렵게 갈고닦아야만 트이는 시야를 얻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아무도.. 그 누구도 그녀의 질문에 답을 주지 않았다고 하네요. 저널리스트였던 그녀에게는 특히나.. 갤러리 흰 벽 뒤에 숨겨진 비밀에 대해서 말이죠. 그래서 그녀는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보기로 했다고 합니다. 뉴욕 미술계에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이었지만 말이죠.



정말로 이런 세계가 존재하는 걸까요? 그녀가 처음 발을 들인 곳은 작은 갤러리였다고 하는데요. 무슨 비밀 아지트도 아니고, 독특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갤러리스트는.. 한마디로 정의하거나 설명이 불가능하네요. 그리고 그가 말하는 예술계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갤러리의 목적, 그들만의 기준, 미술품에 대한 관점, 맥락으로 파악하는 가치, 자신을 내보이는 방법, 그들만의 문화까지.. 특권층이라는 건가요? 아니면 예술이란 것이 원래 이런 걸까요? 아트페어는 한마디로 열정과 열광이 공존하는.. 그리고 가식과 거짓도 함께 하는 공간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하지만, 그곳에서 그들과 부딪치고 시간을 함께하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과정에서 그녀는 조금씩 예술에 대한 안목이 생기는 듯하네요. 색 하나에 민감하고 붓질 하나에 고민하고 아이디어 하나로 존재하는 예술가들을 만나면서 말이죠. 그리고 그들을 만들고 그들을 선택하고 그들을 성장시키는 많은 과정과 사람과 시간들을 알게 되면서 말이죠.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준비하고, 전시회 오픈 행사에 참여해 보고, 아트 페어에 참여하고, 직접 미술품을 팔아보고,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도 일하면서.. 모두가 말렸고, 누구도 환영하지 않았고, 아무도 명확한 답을 알지 못하는 그곳에서 그녀가 마주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예술 작품을 보는 방식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예술을 본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단지 하나의 물건을 마주하는 것이 아닌 그 수많은 과정과 고민과 배경과 미래까지 봐야만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정말 동시대 미술을 하는 작가와 갤러리와 큐레이터와 미술관.. 관련된 모든 이들이 이런 모습으로 이런 예술이라는 세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구성하고 있을까 싶긴 했는데요. 비밀이 가득한 그들만의 세상? 그녀의 잠입 취재에 꽤 당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덕분에 저는 재미나게 읽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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