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탐할 탐에 바를 정! 정의를 바로 세우고 하나뿐인 정답을 탐하는 것이 바로 탐정이라 할 수 있느니라.
p.47
외국에서 유입된 추리소설에 푹 빠져서 스스로를 탐정이라고 칭하는 주인공. 구암 허준 선생의 아들인 허균이라고 하는데요. 말만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뛰어난 관찰력과 비상한 머리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네요. 첫 만남에서 아무도 이야기해 준 적이 없는 다양한 것들을 맞춰버립니다. 혹시 선무당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말이죠.
그런 그가 눈이 반짝반짝해지는 것이 딱 2가지 있었다는데요. 첫 번째가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네요. 설렁탕과 나주곰탕이 어떻게 다른 지를 설명하고, 흔하지 않은 소고기 육회와 유밀과를 즐기며, 음식에 대한 자부심에 논쟁을 하다가 맛난 음식 하나에 녹아버립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바로 사건인데요. 뭔가 수상한 기운이 느껴지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추리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즐거워 보이네요. 정말.. 식탐정이 분명합니다.

훌륭한 탐정 옆에는 언제나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 마련이겠죠?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누구보다 부족한 손재주로 인해 살아있는 이를 다룰 수 없는 의원, 허균의 친구이자 동료이자 가족인 이재영은 죽은 이를 검시하는 일을 맡게 되는데요. 사건은 언제나 죽음으로 시작하기 마련..!! 그의 지식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식탐정 허균을 바로잡는 역할까지..
그리고, 이들의 전담 찬모로 발탁된 당돌한 16세 소녀 작은년도 크게 한몫을 하는데요. 똘똘하기도 하지만 당차고 빠릿한 솜씨는 탐정 조수로 훌륭하기만 하네요. 또한 알 듯 모를 듯 비밀에 쌓인 범인을 잡기 위해 여럿이 함께 하는데요. 이들 모두의 노력과 지혜와 도움이 과연 효과를 발휘했을까요?

알면 알수록 범인은 오리무중이고 사건은 점점 심각해져 갑니다. 다양한 꽃과 지위를 연결해놓은 유행가가 요즘 장안의 화제라고 하는데요. 연꽃은 군자, 살구꽃은 소인, 해당화는 기생,, 그리고 모란은 화중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범인은 바로 이런 꽃이 나타나는 표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화양계.. 뭔가 수상한 조직이 아닐까 싶은데요. 범인을 잡아야만 합니다. 기녀 애생이도 죽고, 용의자였던 나주 곰탕집 숙주도 죽고,, 누군가 살인을 하고 다니네요. 과연 누가..? 분신사바하, 귀신을 불러 물어보기도 합니다. 저 멀리 유배를 가서 또 다른 시체를 만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범인은 누군가요? 살해 동기는 무엇인가요? 더욱더 궁금해지는 이야기.. 진실은 바로..!!!!

조선 시대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들, 그리고 그 당시의 다양한 음식들을 등장시키면서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네요. 게다가 뛰어난 감각과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감히 조선의 셜록과 왓슨 콤비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랍니다. 설마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는 건 아니겠죠? 더 많은 사건을 마주하고, 더 많은 정답을 찾으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거든요. 오랜만에 만난 매력적인 추리소설.. 사회파 미스터리나 심각한 살인범이 나오는 이야기에 힘드셨다면, 이번 기회에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아참! 너무 맛난 음식 이야기에 배고파질 수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