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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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숨통을 트이게 하는 도피처였다.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지, 무엇이 ‘옳은’ 방식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할 때마다 미술관을 찾았다.
p.90
책표지가 눈길을 확 잡아끌지 않나요? 어떤 책이길래 바로 뒤에서 지켜보는 이가 있는데도 저렇게나 집중하는 걸까요? 두 다리를 올리고 의자에 앉아있는 여인이 누굴까요? 어떤 책일까 너무 궁금해졌는데요. 그림 속의 여인이 읽고 있는 책,, 아마도 문화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박주희 변호사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해야만 하는 변호사는 직업을.. 그리고 그중에서도 문화예술 변호사라는 삶을 살게 되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뭔가 영화와 같은 스토리가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저자는 어쩌다 보니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옆의 친구보다 조금 더 좋은 점수를 받고 싶은 욕심에 공부를 했고, 대한민국 대다수와 비슷하게 부모님의 권유로 학과를 선택했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며 말했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원하던 사시를 합격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주어진 문제에 정답을 내놓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던 저자는 정답과 오답으로만 나눌 수 없는 세상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삶은 선택 항목이 너무 많은 객관식이고 시험지마다 주어진 문제가 제각각인 주관식이었다고 하네요. 혼란스러웠던 그녀의 도피처는 예술이었다고 합니다. 예술은 정답이 없었거든요. 저마다의 답을 찾는 그곳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녀는 문화예술 전문 변호사가 된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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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의 삶은 매번 성공만이 있는 드라마 속의 화려함은 아닌 듯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리저리 부딪히며 살아온 삶에서 찾아낸 그녀만의 특별함은 그 어떤 화려함보다 더 가슴에 와닿더라고요. 너무나도 짜증 나는 상황을 납작하게 바라보면서 감정을 지키는가 하면, 쓸모를 생각하지 않는 무쓸모의 취미를 통해 생각을 비우고, 담백하게 거절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는 중이며, 누군가의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합니다.
하지만, 예술과 법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시키기 위해 모든 감정을 쏟아야 하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누군가에게 따지기보다는 이기기 위해서 참아야만 한다고 하네요. 변호사님은 누구 편이냐는 비난 섞인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해야만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아직도 계속하는 마음인가 봅니다. 아니, 계속할 수밖에 없는 마음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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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스스로 솔직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그녀도 글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것에는 부담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런 과정을 통해 하루하루 긴장과 불안의 연속인 자기 자신을 이완하는 시간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였을까요? 너무나도 마음에 와닿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 번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그녀의 사연들은 조용한 미소를 띠게 만들더라고요. 이야기에 담긴 그녀만의 마음을 닮고 싶어지더라고요. 삶이란 이런 거였지.. 나 역시나 그러고 있었던 거 같다.. 우리 모두 비슷한 거였구나.. 이러면서 말이죠.
문화예술 변호사라는 타이틀이 궁금해서 펼쳐보았던 에세이였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저자의 특별한 직업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소중한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라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힘들거나 지치거나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동안 누군가에게 에세이 한 권을 추천한다면 오늘 만난 이 책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