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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책방
  • 비눗방울 퐁
  • 이유리
  • 13,500원 (10%750)
  • 2024-11-08
  • : 9,255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남은 사랑을 팔기로 한 것은 그래서이다. 조심스럽게 받은 제안을 단박에 수락하고 나서야 그래도 되나, 생각했지만 안 될 이유가 없었다.
p.81 /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제목이 너무 상큼하지 않나요? 비눗방울이 퐁..!! 책표지도 제목과 너무 잘 어울리네요. 하지만, 알고 보니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가 아닌 이별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이라고 하더라고요. 8편의 이야기들은 이유리 작가만의 발랄한 상상력이 하나 가득 담겨있다고 하네요. 명랑한 이별법들을 통해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하는데요. 너무 느낌이 다른 단어들 아닌가요? 이별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떠오르는 단편소설들이라고 해서 살짝 당황스러웠는데요. 그래서 더욱 궁금하기도 합니다.




8편의 단편 소설에서는 각자 다른 사연들이 나오고, 각자 다른 방법으로 이별을 마주합니다. 치매 걸린 어머니는 자발적으로 메타버스 안에 자신의 아바타를 만듭니다. 너무나도 달랐던 커플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별을 고합니다. 이별의 아픔을 재료로 담금주를 만들면서 아픔을 녹여버립니다. 그렇게 먹고 싶다던 랍스터와 3일간의 동거로 정이 들어버립니다. 어느 날 갑자기 비눗방울이 되는 약을 먹은 남자친구와 전 여자친구의 감자밭에 방문하기도 합니다. 우주 저 멀리에서 왔다며 다친 무릎에서 살고 있는 외계 생명체를 도와주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쓰고 나니 SF 단편소설집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사랑과 이별 이야기랍니다.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것이었나요? 사랑했기에 더 힘든 거겠죠?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기에 슬픈 거겠죠? 함께 했던 추억을 더 이상 나눌 수 없기에 아픈 거겠죠? 맞아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별은 정말 아팠던 거 같아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랑을 하고, 또한 수많은 이별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금 생각하면 그 순간들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그 순간들은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걱정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유리 작가의 단편 소설처럼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들이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마도 그 순간에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아픔을 덜어내기 위해서, 슬픔을 지우기 위해서, 또다시 행복을 찾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런 방법들로 지나온 과거들은 괜찮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조금은 명랑하고 조금은 상큼하지만, 조금은 복잡하고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이별 방법들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계속 고민입니다. 그녀의 소설과 어떻게 이별해야 할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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