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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책방
  • 엠마 도노휴
  • 17,820원 (10%990)
  • 2024-12-20
  • : 295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오늘 나는 다섯 살이 되었다. 어젯밤 옷장에 자러 들어가기 전에는 네 살이었는데, 오늘 어둠 속에서 눈을 떠보니 짠, 다섯 살이었다.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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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3.5미터의 작은방이 내가 아는 전부라면 어떨까요? 그림책 몇 권과 텔레비전, 그리고 하늘이 보이는 조그마한 창문 하나가 전부인 곳에서 살고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무려 7년 동안 그곳에 갇혀있었다면..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라면 어떤 느낌일까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일어났던 충격적인 밀실 감금 사건을 모티브로 쓴 소설을 만났답니다. 이미 외국 베스트셀러로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 작품인데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너무 마음이 아플 듯해서요.




자고 일어났더니 다섯 살이 되었다는 꼬마 아이의 이름은 잭이랍니다. 조그마한 공간에서 엄마와 단둘이 하루 종일 함께 지내고 있는 잭이 밤새 지내는 곳은 바로 옷장인가 보네요. 밤에만 삑삑 소리와 함께 찾아오는 올드 잭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물건을 이야기하면 일요일마다 가져다주는 그를 만나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이미 수만 번 반복되었지만, 엄마가 읽어주는 책은 재미납니다. 이미 지겹도록 불렀던 노래도 여전히 재미나네요. 좁은 방에서 달리기도 하고 점프도 하고 일광욕도 하면서.. 둘만의 놀이로 하루를 보내곤 한다네요. 가로세로 3.5미터의 작은방에서.. 

다섯 살은 어른이 아니잖아요. 어린이라고 하기에도 너무나도 어린 나이의 잭에게는 엄마의 진실이 너무 어렵습니다. 텔레비전에서만 봤던 바깥세상은 진짜로 존재한다고 하네요. 엄마의 엄마와 아빠가 저 밖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탈출해야 할 때가 왔다고 하는데요. 1번 계획은 ”아프다, 트럭, 병원, 경철, 엄마를 구출한다“ 였답니다. 실패하네요. 하지만, 2번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죽은 척한다, 트럭, 달리기, 경찰, 엄마를 구출한다”라고 하는데요. 이번 계획은 더욱 많은 용기가 필요하네요. 잭에게 말이죠. 과연 성공할까요??




탈출 성공인가요? 드디어 이들은 자유를 얻은 건가요? 용감한 아이, 잭이 엄마를 구해줬네요. 악을 물리치고 선이 승리하는 순간인 듯합니다. 하지만, 잭에게는 바깥세상은 낯설고 무섭고 두렵기만 합니다. 다시 방으로 돌아가서, 침대에 엄마와 눕고 싶은가 봅니다. 자신이 알던 전부였던 그곳에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가 보네요. 아이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텔레비전에서만 봤던 것들이 전부 진짜였다니.. 아니 진짜인 것도 있고 가짜인 것도 있다니.. 지켜야 할 규칙도 너무 많아서 힘들고, 너무 많은 소리와 빛 때문에 고통스럽기까지 합니다. 엄마도 아프고, 할아버지는 싫고, 할머니는 친절합니다. 왜 우리 방으로 돌아가면 안 되는 걸까요?

납치, 감금, 그리고 탈출.. 많은 스릴러 소설에서 만났던 이야기였고, 그들의 스릴 넘치는 이야기에 언제나 마음 졸이면서 읽곤 했었는데요. 이번에 만난 엠마 도노휴의 룸, 이 이야기만큼 손이 떨리고 가슴이 아팠던 적은 없었던 듯해요. 어린 나이에 납치를 당해 무려 7년 동안이나 작디작은 방에 갇혔던 그녀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태어나서 바깥세상을 처음 만났던 아이, 잭의 이야기는 정말 상상 그 이상이네요. 이해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아이의 눈높이와 세계관은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누군가 함께 하고 있으니,,, 조금씩 좋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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